충남교육청, 끝까지 ‘제 식구 감싸기’

‘장학사 시험 비리’징계 수위 경감…징계부과금도 깎아줘

2014-10-24     이선율 기자
[매일일보] 김종성 충남 교육감이 연루된 장학사 선발 시험 비리와 관련해 교육부가 해당 직원들에게 파면 등 무더기 중징계 조치를 교육청에 권고했지만 실제 집행 과정에 절반은 애초 징계요구안보다 감경처분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뇌물 공여에 따른 징계 부가금 처분을 받은 20명의 경우 뇌물 금액의 3배를 양정한 교육부 요구에 비해 실제 집행은 대부분 1배(원금)로 경감됐고, 심한 경우 아예 상환할 필요가 없다는 '0배’도 있었다.이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위원회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충청남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아 24일 발표한 ‘김종성 교육감 장학사 비리사건 관련 처분결과 보고’자료 내용이다.박홍근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자로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져서 일벌백계의 강력한 처벌이 내려져도 모자랄 판에 도리어 제 식구 감싸기 식으로 징계 수위를 낮추는 솜방망이 처벌을 한 셈”이라며 “사건에 대한 국민적 충격과 분노가 큰 만큼 사태의 재발방지 차원에서라도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김종성 교육감이 연루된 ‘장학사 시험 비리’는 2011년 1월(23기)과 2012년 7월(24기) 실시된 2차례의 장학사 선발고사 과정에 교육청 관계자 20명이 조직적으로 시험문제를 유출하고, 이렇게 유출된 문제를 미리 받고 부정응시한 26명 중 20명이 무더기로 합격 처리된 사건이다.지난 7월 충남교육청은 공무원 일반징계위원회를 열어 파면 6명, 해임 19명, 강등 6명, 정직 6명으로 37명에 대해 중징계(파면‧해임‧강등 또는 정직)처분을 내리고, 감봉 6명, 견책 1명으로 7명에 대해 경징계 처분을 내렸다.당시 징계처분을 내린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공무원 징계 양정에 관한 규칙 및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 규정을 토대로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며 “위원들은 사사로운 정에 얽매이지 않고 충남교육의 새로운 주추를 놓는다는 심정으로 엄정하게 징계위원회 회의에 임했다”고 발표했다.그러나 출제위원으로 참여해 시험 문제를 빼돌려 응시자에게 건낸 혐의로 중징계 의결을 요구한 서산교육청의 장학사에 대해 ‘감봉 2개월’의 경징계 조치를 내리는 등의 방식으로 사건 연루자 절반이 당초 요구안 보다 징계 수위를 낮춰서 의결됨으로써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더욱이 징계 사유가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인 경우에는 해당 금액의 5배 내에서 징계부가금 부과 의결을 하도록 하고 있어, 이를 근거로 3배의 징계부가금을 요구하였으나 징계위원회는 1배로 낮춰 징계부가금을 의결했다.한편 이 사건에서 시험 유출 대가로 3억51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종성 교육감은 지난 9월 4일 대전지법 1심 재판을 통해 징역 8년에 벌금 2억원, 추징금 2억8000만원을 선고받았다.재판부는 김 교육감에 대해 “시험에 응시한 교사들의 조급한 상황을 이용해 시험문제를 주도적으로 유출하고 거액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자신에 대한 수사(압수수색) 정보를 빼내 미리 대비하고, 다른 피고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반성의 기미 또한 없어 엄정히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또한 함께 기소된 5명의 장학사에 대해서도 “조직폭력배도 아니고 배울 만큼 배우고 학생을 가르쳐온 선생이 교육감이 시킨 일이라고 무조건 한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며 각각 집행유예 2년에서 징역 3년6월까지의 징역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