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야당에 말려들지 않겠다'

'대선 불공정 주장= 정치공세' 판단… 당분간 '무대응'

2013-10-24     고수정 기자

[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대선 불공정’이라는 ‘초강수’에도 청와대는 ‘침묵모드’를 유지했다.

문 의원이 지난 2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태 해결을 강력 촉구했지만 청와대는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도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에 대해 청와대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무대응’은 기본적으로 야당이 주장하는 ‘불공정 대선’ 주장이 정치공세라는 인식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문 의원의 발언은 친노(친노무현) 인사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 일부 강경파들의 ‘대선 불복’ 주장에 힘을 실어 장외투쟁의 동력을 이어가려는 ‘정치적 목적’을 띈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청와대가 문 의원의 주장 하나하나를 반박할 경우, 진위와 관계없이 사안이 커질 가능성이 큰 만큼 무대응으로써 야당의 주장에 여론이 집중되는 상황을 피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되고 있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무대응’을 하고 있지만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문 의원의 주장에 대한 적지 않은 불쾌감이 감지됐다. 지난 대선에 출마한 당사자인 문 의원에게서 ‘대선 불공정’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대선결과에 불복하겠다는 것인가”라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정부가 한 일들 아니냐. 도대체 우리더러 어쩌란 거냐”는 식의 불만도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황이 일단락이 되면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런 청와대 저류의 정서에도 불구하고, 문 의원의 발언이 정치권에 던질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정국의 향배에 촉각을 세우며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다만 박 대통령이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는 “김 대표의 발언은 소설”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청와대가 야당 대표의 발언에 대해 ‘소설’이라는 표현을 써서 반박한 것은 이례적으로 강한 수위였다는 평가다.

한편 박 대통령은 정쟁에서 발을 떼고 민생·외교 행보에 집중하는 모습을 부각시키려는 듯 24일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 일렉트릭(GE)사 회장을 청와대에서 접견, 혁신과 창조경제 추진전략 및 조선·해양 플랜트 분야 투자 유치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