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잇단 어닝쇼크에 신용강등 우려
신평사 3사, 기업 신용전망 ‘부정적’ 의견
실적 발표 기업 절반 이상 영업이익 ‘반토막’
2023-02-08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작년 4분기 상장회사들이 무더기 ‘어닝쇼크’(실적 부진)을 기록하면서,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8일 NICE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에 따르면 지난해 등급전망과 워치리스트를 포함한 장기등급 상하향배율(단순 평균)은 1.22배로 지난 2021년 말 1.52배 대비 하락했다. 신용평가 3사(중복 포함)에서 등급과 전망, 워치리스트 상향은 149건, 하향은 122건을 기록했다.
상하향배율이 1배를 넘으면 신용등급 상향 건이 하향 건 대비 많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상반기 말까지만 해도 상하향배율은 1.66배로 상승기조를 이어갔지만, 하반기부터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연말 기준 신평사 3사 종합 기준으로 등급 전망 및 워치리스트가 부정적·하향검토인 곳이 99곳으로 긍정적·상향 검토 61곳을 웃돌았다. 등급 수준별로 나눠보면 투자등급(AAA~BBB급) 기업들에 대한 부정적·하향검토가 60건을 기록했고, 재무역량이 떨어지는 투기등급(BB급 이하) 기업이 39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투자등급 기업들의 경우 긍정적·상향 검토 대상이 52건에 그치며 지난 2021년 연말의 85건 대비 크게 줄었다.
이는 기업 실적이 부진한 영향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까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사 27개사 중 19개사가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보다 낮은 어닝쇼크(실적충격)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통상 실적이 시장 전망치보다 10% 이상 낮은 경우 어닝쇼크로, 10% 이상 높은 경우 어닝서프라이즈로 분류된다. 현재까지 실적 발표를 마친 상장사 27개사의 작년 4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1조1004억원으로 전년 동기(22조4824억원)의 반 토막 수준이다.
이달 초 실적시즌을 개막한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기 부진에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망치보다 36.1% 낮은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전망치 대비 83.7% 낮은 693억원, LG이노텍은 59% 낮은 1700억원, LG에너지솔루션은 47.4% 낮은 2374억원을 기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10월부터 수출 역성장이 시작됐고 작년 4분기뿐 아니라 올해 상반기까지 기업 실적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