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호재일까 악재일까”…中 ‘리오프닝’ 상방요인 혼재
중국, 코로나19 봉쇄조치 완화…리오프닝에 전세계 ‘들썩’
무역 적자 개선 기대… 미·중 분쟁 심화·인플레이션은 변수
2023-02-09 김원빈 기자
[매일일보 김원빈 기자] 중국이 코로나19 봉쇄조치를 해제하면서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현상이 본격화 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이번 봉쇄조치 해제로 상반된 의견이 교차하고 있다. 수출량 증가를 기대하는 시각과 함께 미국 등 서방국가가 ‘탈(脫)중국’을 적극 추진하는 상황을 비롯해 원자재값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의 특성상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수출량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정부가 미국 등 국가의 추세에 따라 적극적인 탈중국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과 미·중 분쟁으로 세계 정세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시각을 반영해 정부도 중국 리오프닝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내비쳤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2023년 재정경제금융관 회의’에서 신규 월간 적자 기록을 갱신한 한국 경제 현황을 진단하며 중국 리오프닝으로 무역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작년 10월 시작된 수출 악화 추이는 4개월 지속해 지난달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달러의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추 부총리는 “1월 무역적자가 확대된 것은 동절기 에너지 수입 증가 등 계절적 요인이 가장 컸고, 반도체 수출단가 급락과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경제 활동 차질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며 “여러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향후 무역수지는 1월을 지나면서 계절적 요인이 축소되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됨에 따라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 리오프닝이 단기적 ‘진통제’가 될 수 있을지라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한국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해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날 열린 제1회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 세미나에서는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글로벌 공급망의 단기적 주요 위험요인으로 중국 리오프닝을 꼽았다. 이와 함께 대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이 미·중 분쟁 속에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리오프닝이 본격화할 경우 글로벌 경기를 진작하는 효과가 크겠지만, 주요국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는 공급망 차질 완화라는 하방 요인과 원자재 수요 확대라는 상방 요인이 함께 작용할 것”이라면서 원자재 사용 급증에 따른 급격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우려했다. 이어 “특히 한국의 경우 핵심품목 교역이 미국과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주요 원자재 수입의존도도 높아 분절화가 심화할 경우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분절화는 경제 뿐만 아니라 외교·안보 요인이 맞물린 만큼 민관이 협력해 공동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대중국 수출비중은 언제나 한국 경제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해왔다”면서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경제적 실익과 외교적 명분을 챙길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며, 수출국도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에너지를 포함한 원자재 수요가 세계적으로 급증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에너지 수입국’인 한국이 다양한 공급 경로를 사전에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