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칼럼] 여당 전당대회의 중요성

2023-02-09     매일일보 기자
김용태

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또다시 무리수를 둔 것이다. 힘자랑하는 것은 좋은데, 그렇게 하다 국민들로부터 호되게 심판당하고 정권을 뺏겼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은듯 싶다. 

아마 민주당의 이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에 동의하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탄핵소추'는 정치적 책임을 묻는 '해임 건의'와는 다르다. 공무원이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사실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 판례를 보더라도 정치적 책임 소재 여부는 탄핵 소추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 

물론 이태원 참사 대응과 관련해 이 장관이 보여준 태도는 국민의 비판을 살 수 있었다. 이에 따른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차라리 민주당이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게끔 유도했다면, 정치적 부담은 온전히 정부 여당에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에 그 정도의 정무적 판단을 할 능력은 남아있지 않아 보인다. 헌법재판소가 기각할 가능성이 높기에, 민주당은 무리한 탄핵소추에 대해 향후 반드시 정치적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반복되는 민주당의 무리수를 막기 위해서는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과반을 되찾아 오는 방법밖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총선을 진두지휘할 차기 지도부를 뽑는 3.8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윤핵관들의 최근 행보는 심히 우려스럽다. 당무 개입 논란 지적에 "대통령도 당비를 월 300만원 내는데 할 말이 없겠냐"는 식의 대응은 마치 당무 개입 공식화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매우 부적절했다는 판단이다. 대통령을 끌어들여 김기현 후보를 옹호했던 현역 국회의원들의 발언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안철수 후보의 발언에 정무수석이 반응하는 것은 당원들의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선 다수의 후보들은 차기 총선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에 대한 지도부로서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대통령과 자신이 얼마나 가까운지를 외치고 있을 뿐이다. 지난 7일 국민의힘 비전발표회를 보더라도 '대통령과 언제부터 알았는지' 등 대통령과의 연을 강조하는 후보들이 많았다. 

유승민, 나경원 전 의원을 향했던 윤핵관 혹은 윤핵관 호소인들의 집단린치가 이제 안철수 후보를 향하는 것도 볼썽사납다. 대선 기간 그리 자랑했던 단일화 효과를 이제 와 폄하하는 행태나 뜬금없는 종북몰이는 많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민주당의 횡포를 막기 위해서라도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상식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대통령실이 연루된 불필요한 논란도 없어야겠다. 

돌이켜보면 국민의힘은 안으로만 갇혀있을 때 패배했고, 보다 넓은 포용 정신으로 중도층을 품었을 때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 포용 정신을 가장 잘 발휘할 후보를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