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마렉 야노프스키, 올해 예술의전당서 지휘봉 잡는다
2024-02-09 이용 기자
[매일일보 이용 기자] 클래식 공연의 새로운 도전으로 평가받았던 ‘마스터즈 시리즈’가 올해는 마렉 야노프스키, 니콜라이 루간스키 두 명의 ‘마스터’와 함께 총 세 번의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KBS교향악단은 2023년 기획공연 ‘마스터즈 시리즈’의 라인업을 공개했다.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마스터로는 폴란드 출신의 마에스트로 마렉 야노프스키가 지휘봉을 잡는다. 1939년생, 올해로 만 83세의 노장인 그는 베토벤, 브람스, 바그너 등 독일 레퍼토리에 대한 전통적인 해석과 특유의 카리스마로 전세계 클래식 애호가들과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 등 독일 명문 오케스트라를 이끌었으며, 현재 드레스덴 필하모닉의 예술감독 겸 수석지휘자로 재직 중이다. 이번 무대를 통해 KBS교향악단과의 첫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마렉 야노프스키와 함께하는 ‘마스터즈 시리즈’의 첫 공연은 4월 22일 17시,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서곡이나 협주곡 없이 오직 두 개의 교향곡으로만 구성한 점이 이번 공연의 관전 포인트다. 여기에는 지휘자와 악단의 역량만으로 승부하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1부에서 연주되는 베토벤 교향곡 제2번과 2부에서 연주되는 브람스 교향곡 제2번은 모두 D장조의 조성을 공유하며, 정통 독일 음악의 형식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시리즈의 두 번째 ‘마스터’로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니콜라이 루간스키가 무대에 오른다.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을 맞아 기획된 해당 공연은 12월 13일, 15일 이틀에 걸쳐 그가 남긴 네 개의 피아노 협주곡과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연주하는 대장정이 펼쳐진다. 양일 공연 모두 협주곡으로만 구성되며, 지휘는 루간스키와의 검증된 호흡을 자랑하는 스타니슬라프 코차놉스키가 맡는다.
199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1위 없는 2위)에 빛나는 루간스키는 러시아 레퍼토리의 최강자로 평가받아왔다.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모교인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국립 음악원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2023년 최대의 라흐마니노프 기념공연이 될 이번 무대를 통해 ‘라흐마니노프 스페셜리스트’의 타이틀을 굳건히 할 예정이다.
KBS교향악단 관계자는 “최근 KBS교향악단은 정기연주회 무대에서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이 엄선한 특색 있는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안정된 연주력을 보이고 있다. 음악적으로 정점에 오른 두 명의 마스터와 함께하는 2023년 기획연주회는 서곡-협주곡-교향곡으로 이루어진 기존의 틀을 파괴하고 전곡 교향곡, 전곡 협주곡으로 구성해 좀처럼 보기 힘든 무대”라며 “클래식의 다양한 면면을 보여줄 수 있는 KBS교향악단이 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