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7년…“입주기업 생존 대책 마련하라”
특별법 제정 통한 정당한 보상 및 입주기업 생존 대책 마련 촉구
2024-02-10 김혜나 기자
[매일일보 김혜나 기자] “현 정부는 더 적극적으로 대북 접촉 및 행동에 나서야 한다.”
이재철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10일 정부서울청사 정문에서 열린 ‘입주기업 생존 보장 및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대회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이같이 말했다.
개성공단입주기업 대표 및 임직원 50여명은 이날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정부의 특별보상과 공단 정상화, 북측의 호응을 촉구했다.
이재철 협회장은 “개성공단 기업들은 7년간 ‘희망고문’을 포기하지 못하고 구조조정을 하지 않거나 대체 생산 시설을 급하게 마련해 원청과의 계약을 유지하다가 휴폐업의 길로 내몰렸다”며 “현재 없어진 제도인 대표이사 연대보증으로 인해 재기는 꿈도 못 꾸고 있으며, 가정경제도 산산조각 난 일부 기업들을 볼 때면 속만 새까맣게 타들어간다”고 토로했다.
그는 기업의 생존 보장을 위한 지원대책이 절실하다며 “반드시 보상특별법이 만들어져 아무런 잘못도 없이 개성공단 폐쇄로 손해를 입은 기업들에 대해 정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많은 국민들이 보상으로 오해하고 있는 반납이 필요한 보험금 성격의 대출 지원금은 큰 피해를 입은 입주기업들의 생존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어 “국가의 정책결정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에 대해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담대한 구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개성공단이 재개되거나 혹은 정부에서 구상한 파격적인 남북경협 기회가 조성될 때 어느 누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협회장은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현 정부가 대북정책 ‘담대한 구상’을 발표했지만, 북측의 냉담한 반응에 우리 기업인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최근 통일부장관께서 통일·대북정책 근간은 이어달리기이며, 개성공단 정상화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셨지만 ‘제2의 희망고문’으로 흐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고 밝혔다.
북측의 호응도 촉구했다. 그는 “북측도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 호응해 2019년 신년사의 '조건 없는 개성공단 재개' 의지를 다시 되새겨 달라”고 강조했다.
제7대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을 지낸 신한용 신한물산 대표는 “남북경협은 노태우 정권의 북방정책, 남북기본합의서에서 시작해 정권이 7번 바뀌는 동안 각양각색으로 변모해왔다”며 “업체들은 개성공단에 모든 것을 걸고 들어갔지만, 정권마다 정책과 생각이 달라 입주 기업만 힘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5만3000여명의 공단 근로자들도 언급했다. 그는 “공단에 근무하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작지만 여러 경로로 지원한 바 있다”며 “북한 지역의 유일한 선망도시였던 개성시가 아사자와 자살률 급증 등 오명으로 시름하고 있으니, 통일부와 북측에서 입주기업들로 하여금 개성 시민들을 도울 길을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협회는 이날 현장을 방문한 통일부 관계자를 통해 권영세 통일부장관에게 보내는 입장문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