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세 번째 檢 출석…"검사 독재 정권에 맞설 것"
檢, 대장동 사건 200쪽 질문지 준비
李, 1차 조사 때 서면 진술서로 갈음
2023-02-10 조현정 기자
[매일일보 조현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의혹'과 관련, 검찰에 출석해 "권력이 없다고 죄를 만들고 권력이 있다고 있는 죄도 덮는 '유권무죄 무권유죄'의 검사 독재 정권에 결연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선 경제 위기를 돌보지 않고 자신을 비롯한 야당 탄압에만 힘을 쏟고 있다고 맹비난 했다.
이 대표는 10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읽으며 "거짓의 화살을 피하지 않고 진실만이 방패임을 굳게 믿겠다"고 이같이 밝혔다. 또 "사실 많이 억울하고 힘들고 괴롭다. 지금처럼 포토라인 플래시가 작렬하는 공개 소환은 회술레같은 수치"라고 토로했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지난달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조사를 받았고, 지난달 28일에는 서울중앙지검에서 대장동 사건 조사를 받았다.
특히 이번 출석에는 변호인을 제외하고 당 소속 의원들은 동행하지 않았다. 앞서 1·2차 출석에는 의원 수십명이 동행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여러 차례 '나홀로' 출석을 강조하며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혼자 다녀오게 도와달라"고 의원과 지지자에 당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제 부족함 때문에 권력의 하수인이던 검찰이 이제 권력 그 자체가 됐다"며 "승자가 발길질하고 짓밟으니 패자로서 감수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 정권이 경제 위기에도 민생을 방치하고 '이재명 죽이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민생에 무심한 정권이 정치 검찰을 총 동원해 정적 죽이기 칼춤을 추는 동안 곳곳에서 곡소리가 커져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만난 전세 사기 피해자들 얼굴이 떠오른다. 이재명 죽이자고 없는 죄 만들 시간에 전세 사기범부터 잡으라"고 날을 세웠다.
검찰을 겨냥하며 "국민 불안과 고통 앞에 공정한 수사로 질서를 유지해야 할 공권력은 대체 뭘하고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원 뇌물 의혹 무죄 판결에 대해서는 "'유검무죄 무검유죄'"라며 "무죄라는데 어떤 국민이 납득하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검찰이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조작하는 정권의 하수인이 되서 없는 사건 만들어내는 것은 하늘이 알고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며 "제가 하는 모든 진술은 검찰의 조작과 창작의 재료가 될 것이기 때문에 질문들에 대해서는 진술서의 진술로 대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검찰은 200쪽 이상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조사 당시 이 대표가 답변을 회피한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뇌물 등 혐의에 대한 인지 여부를 비롯해 김만배 씨가 소유한 천화동인 1호 배당 수익 428억원의 실소유주 의혹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을 예정이다.
반면 이 대표는 1차 조사 때 제출한 진술서에 대답이 다 들어있다는 입장으로, 당시 제출한 33쪽 분량의 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조사에서도 이 같은 의혹을 모두 부인하는 서면 진술서를 제출한 뒤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했다.
앞서 이 대표 측은 "지난번 제출한 서면 진술서 내용으로 답변을 하는 등 방어권을 적극 행사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추가 진술서를 준비하거나 이날 조사에서 검찰 질문에 진술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조사를 마치면 구속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남FC 의혹'과 묶어 한번에 영장을 청구하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