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사망자 3만명 육박…이어지는 기적의 '생환'
130개 국제구조팀, 골든타임 지나도 사활 건 구조 물자 보급 위해 유엔 "육로 추가 개방 논의"
[매일일보 이진하 기자]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규모 7.8과 7.5의 두 차례 강진이 발생한 지 엿새째로 접어들면서 사망자가 3만 명을 육박했다. 130개 국제구조팀은 골든타임이 지나도 사활을 건 구조활동으로 기적의 생환이 이어지고 있다.
'72시간 골든타임'이 지났지만 11일(현지시간)에도 기적 같은 생환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장의 구조 인력들은 한 명의 생존자라도 더 구해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카흐라만마라슈 주의 도시 엘비스탄에서 20대 여성이 매몰 132시간 만에 구조됐고, 하타이주 항구도시 이스켄데룬에서는 건물 잔해 속에 있던 두 살배기 아기가 128시간 만에 구조됐다. 이밖에도 지진으로 매몰된 지역에서 일가족 다섯 명이 한 번에 구조돼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피해 지역 주민들은 현지 방송을 통해 여전히 많은 생존자가 건물 더미에 묻혀있다고 주장하며 더 많은 구조 인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현재 57개 팀이 추가로 현장을 향하고 있다.
이들은 각종 구조장비와 구조견까지 총동원하고 있으나 추위와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또 첫 지진 후 2000여 건 가까이 이어진 여진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피해 지역에 유엔 산하기구들이 보낸 각종 구호물자도 전달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이 구호품과 비상식량을 전달했고, 세계보건기구는 의약품, 유엔인구기금은 임산부 등 여성들의 위생과 건강을 위한 키트를 보급했다.
그러나 유엔 주도의 국제사회 노력에도 현지에서는 지원이 늦은 데다 수량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온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에 유엔은 원활한 인도주의 지원을 위해 튀르키예·시리아 국경을 통과하는 육로를 추가 개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편 튀르키예에 강진 후 정부의 늑장·부실 대응에 대중의 분노가 높아지자 당국은 지진으로 붕괴한 건물의 건설업자 100여 명을 부실공사 혐의로 대거 체포했다.
이들의 체포는 튀르키예 법무부가 이들 지역 당국에 '지진 범죄 수사대'를 설치하라고 지시한 후 이뤄졌으며, 법무부는 또 이번에 무너진 건물들이 1999년 강진 후 시행된 내진 규정을 지켰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된 건설업자와 책임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