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 "민주당 전대 제도 썩었다…청년 도전할 수 없어"
"천하람 같은 청년 없지 않아…도전할 제도 없는 것”
"이런 시스템이면 민주당 미래 국민의힘보다 못할 것"
2023-02-12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이경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전당대회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당의 미래가 국민의힘보다 못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의 당 시스템이 청년 정치인을 키울 수 없다는 취지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부대변인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의 전당대회 제도는 썩었다. 예비경선 중앙위원회 100% 컷오프가 뭐냐"라고 질타했다. 이어 "'민주당에는 천하람같이 당 대표에 출마할 청년들이 없다'는 비판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정확히 해야 한다"며 "민주당에 그러한 청년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도전할 수 있는 제도가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부대변인은 지난해 대선 직후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을 예로 들었다. 그는 "국민의힘처럼 당원들이 투표하는 경선 시스템이 있었다면 박지현이 당 대표급이 될 수나 있었겠나"라며 "박지현이란 사람을 비판할 마음은 전혀 없다. 민주당에서 박지현에게 절대 권력을 주고 이용하려다가 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박지현이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파악 못 하고 왕좌에 앉힌 것도 민주당"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일 개최된 박 전 비대위원장 북콘서트에 참석한 것을 두고도 날을 세웠다. 이 부대변인은 "만약 박지현이란 사람이 밑바닥부터 한 단계씩 올라왔다면 지금 북콘서트에 저런 의원들이 갔을까"라며 "현재 민주당의 기초·광역 의원직에 있는 청년들이나 출마를 준비하는 청년들이 북콘서트를 연다면 저런 의원들이 단체로 갔을까"라고 말했다.
특히 한 의원이 북콘서트에서 박 전 비대위원장에게 "빚을 갚겠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기회도 못 받은 99.99%의 청년들에게는 빚이 없느냐. 바닥에서부터 애쓰고 있는 청년들은 함께할 대상이 아니고 본인들 선거 때 이용할 수단에 불과한가"라고 비판했다.
이 부대변인의 발언은 청년이라는 이유로 당 지도부에 사실상 '낙하산'으로 영입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처럼 당원들이 청년 정치인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은 당 선관위의 후보자 자격심사(서류심사)를 거쳐 책임당원 6000명 여론조사로 1차 컷오프, 책임당원 투표로 본경선, 과반득표자 없을 경우 결선투표제를 진행한다.
민주당은 △대의원 30% △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25% △ 일반당원 5%의 투표를 반영해 진행된다. 최고위원의 경우 예비경선(8명 선출)에 한해 중앙위원회 투표 100%로 결정된다. 이 부대변인은 소수인 중앙위가 최고위원 후보자를 결정해 당원의 의견이 정확히 반영되지 못하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부대변인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당 대표,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하는 인재 영입, 이런 시스템이라면 민주당의 미래는 국민의힘보다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