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R&D가 곧 경쟁력”…韓 기술개발 성과 필요성 부상

정부, R&D 투자 확대해 원천기술 역량 강화 양적투자 대비 성과 부족…관련 인력 수급난

2023-02-13     신승엽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연구개발(R&D)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가운데, 국내 경제계에서 원천기술력을 활용한 현실적인 성과를 늘려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시기부터 기술력 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불화수소 등 수입에 의존하는 재료가 존재할 경우 국내 관련 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잔존한 만큼 R&D를 통한 원천기술력 확보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R&D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R&D를 기반으로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내 기업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직 국내 경기의 불확실성이 크지만, 저점 기록 이후 더욱 큰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정부는 올해 제조업 설비와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해 총 81조원의 정책 금융 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 3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수출 회복에 역량을 결집하면서 경기 회복기를 대비한 설비·R&D 투자가 지속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 R&D 예산은 2020년 24조2000억원, 2021년 27조4000억원, 2022년 29조8000억원, 올해 30조7000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AI), 첨단 바이오, 이차전지, 에너지(원자력 등),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 스케일업 등의 산업을 대상으로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간 한국의 R&D 투자는 양적인 규모에 비해 성과가 미흡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2019년부터 작년까지 정부 R&D 예산은 연평균 13.3% 증가했지만, 연평균 사업화 성과 증가율은 4.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러한 현상을 지적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한국은 R&D 투입 대비 특허 수 등을 측정하는 ‘혁신성과 지수’는 48.4에 불과해 G5 평균(61.1)을 밑돌았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100대 혁신기업주에 포함된 국내 기업 수 역시 5개에 불과해 G5 평균(14.4개사)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정부의 예산 확대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점은 R&D 인력 확보다. 반도체 업종의 상황을 살펴보면 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반도체 관련 학과 석박사 배출인력은 2015년 5494명에서 2020년 5884명으로 사실상 정체된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 등에서도 관련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R&D 인력의 몸값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R&D 인력을 지속적으로 채용하고 있지만, 타 업체가 더 좋은 대우를 약속해 이직하는 이탈자가 많다”면서 “R&D의 중요성을 기업 차원에서 인지해도 인력 확보가 어려워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