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발언' 후폭풍…安 "당 분열 늪으로", 千 "당원에 얕은 수 협박"

金 '탄핵 발언' 파장…"현재·미래 부딪치면 큰일 날 수도" '친윤계' 핵심 장제원 "당정 충돌 부담 강조한 것" 옹호

2023-02-13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의 '윤석열 탄핵 발언'에 안철수 후보가 "당을 분열로 몰아넣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천하람 후보도 "당원들을 협박한다"고 직격하며 대통령 탄핵 발언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누구 하나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양강 구도 속에서 3·8 전당대회 레이스가 과열 양상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안 후보는 13일 오전 제주 4·3 평화공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연포탕'이라고 연대·포용·탕평을 강조하고 있는데 (탄핵은) 그것과는 전혀 배치되는 발언"이라며 "오히려 대통령 탄핵 발언을 하면서 당을 분열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한 사람의 입에서 모순되는 두 가지 발언을 동시에 한다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김 후보가 사과해야 된다"고 질타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11일 경기 용인시 강남대에서 열린 '중남부 보수정책 토론회'에서 안 후보를 겨냥해 "대선 욕심이 있는 분은 (당 대표로) 곤란하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치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안 후보 캠프의 김영우 선거대책위원장도 SBS 라디오에서 김 후보의 발언을 향해 "당을 심각하게 분열시키는 행위"라며 "민주당 후보처럼 말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하람 후보는 "당원 수준을 얕잡아 보는 처사"라며 성토했다. 천 후보는 MBC 라디오에서 "당원들이 공감하기도 어려운 대통령 탄핵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나 안 찍으면 당과 대통령이 굉장히 어지러워진다'는 얕은수의 협박을 당원들에게 하는 것"이라고 김 후보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가 알기로는 김 후보도 대선 욕심이 있다. 울산시장 선거할 때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고 그랬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와 마찬가지로 대권 생각이 있는 김 후보가 미래 권력에 의한 현재 권력의 탄핵 우려를 언급하는 것이 모순이라는 이야기다. 다른 후보들의 거듭되는 비판에도 김 후보는 오히려 안 후보의 '정체성'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치열한 양강 구도에서 '안철수 때리기'로 보수층 결집을 통해 결선 투표 없이 1차 투표 당선을 노리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후보는 그동안 민주당과 결이 같은 주장을 펴며 이상민 장관의 해임을 요구한 바 있다"며 "지금은 정권 초기여서 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 있겠지만 대표가 되고 나면 이상민 장관 탄핵처럼 대통령에게 칼을 겨눌 수 있다는 걱정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날 B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안의 일방 처리가 윤 대통령 탄핵 예행연습이라는 의문의 눈초리들이 있다"며 "이런 시점에 미래 권력과 현재 권력이 부딪치는 상황이 오면 또 당이 쪼개지거나 큰일 날 수 있는 과거의 우리 경험이 있었다"고 거듭 '탄핵론'을 강조했다. 한편 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당정 충돌 때 부담을 강조한 것"이라며 김 후보 발언 수습에 나섰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정이 하나가 되고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당정이 하나가 되지 못하고 계속 충돌됐을 때 정권에 얼마나 큰 부담이 있었는지 우리 정당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 '탄핵론' 발언에 대한 당 안팎 논란이 계속되자, '당정 화합'이라는 원론적 입장으로 옹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