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전 정권 전체가 내로남불…이재명 국회 위신 떨어뜨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14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
"민주당 다수 의석 차지해 의회민주주의 급격히 붕괴"
안보·기후·인구 위기 극복 강조
2024-02-14 이진하 기자
[매일일보 이진하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전 정권 전체가 내로남불"이라며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죄를 지으면 대통령도 구속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으나, 자신의 온갖 의혹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우기고 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불신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내로남불을 언급했고, 세부적 항목으로 인사, 재정, 입법, 적폐 청산 등을 꼽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시 병역 면탈, 탈세,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연구 부정행위 등 '5대 인사 배제 기준'을 제시하고 지키겠다고 하더니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고위 공직 후보자 다수가 5대 비리 관련 의혹이 있었다"며 "장관급 이상 인사도 야당 동의 없이 34명을 임명해 역대 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 정권이 집권하자마자 각 부처에 적폐 청산 기구를 만들고 정부와 공공기관의 전 정부 인사들을 쫓아내고 감옥에 보내놓고, 검찰이 문 정부의 몇몇 장관과 청와대 참모들을 기소하자 이번에는 정치보복이라며 발끈한다"고 비판했다.
또 "문 전 대통령은 집권 후에 전례 없는 포퓰리즘 확대제정정책을 임기 내내 지속해 결국 국가부채 1000조 시대를 열었고, 2021년 말 국가채무 비율은 거의 46.9%에 달했다"고 지적하며 "여당일 때는 입법에 관심조차 없다가 야당이 되자 방송법, 양곡관리법, 노란 봉투법을 서두르고 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오랜 기간 야당을 하면서 민주화 투쟁을 통해 민주화를 이뤄낸 공이 지대한 정당"이라고 하면서 "그런데 지금의 민주당이 '민주'라는 말을 떳떳하게 쓸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은 촛불 민주주의와 공정을 표방하며 집권했지만 민주주의와 공정과 거리가 멀었다"며 "김경수 전 의원과 드루킹 일당의 대규모 여론 조작이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도왔고, 문재인 정권은 울산시장 선거에도 직접 개입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조국 사태는 문재인 정권의 모든 국정철학이 허위와 기만임을 남김없이 드러냈다"며 "조국 일가의 범죄는 모든 국민에게 깊은 분노와 좌절감을 안겼다"고 했다.
전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경청 할 부분도 많았지만 '국민이 일군 민주주의의 붕괴'라는 말씀을 듣고 이렇게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데 깜짝 놀랐다"며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 눈의 티끌을 보는 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신뢰 회복을 위한 내용으로 △국회의원윤리강령 실천의 필요성 △무례하고 거친 언어 사용 비판 △가짜뉴스 생산 △국회 윤리위의 기능 상실 △정치의 사법화 △게으름 등을 언급했다.
이밖에 주 원내대표는 안보·기후·인구 위기 극복도 강조했다. 안보 위기에 대해 "북핵 위기가 시작된 지 벌써 30년이 됐다. 그동안 북한은 핵 개발 의지를 꺾은 적이 한 번도 없었고, 계속 핵 개발 능력을 키운 결과 사실상 핵보유 국가가 됐다"며 "반면 우리는 여야를 초월한 하나의 일관된 국가 전략 없이 보수와 진보 사이에 정권교체가 일어날 때마다 전략적 기조 자체를 바꾸고 국론이 분열됐다"고 말했다.
또 기후위기와 관련해 "모두가 탄소중립을 말하고 있지만 탄소중립을 실제로 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실행 가능한 탄소중립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보이지 않고, 이 문제의 절박성을 정부나 국민이 실감하지 않고 있는 것이 위기"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저출산은 소리 없이 나라를 죽이는 암"이라며 "지금 당장 저출산 추세가 멈춘다고 해도 나라에 큰 위험이며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온 국가가 필요하다. 국회도 절박한 마음으로 이 문제에 달려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사회적 지속가능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연금·노동·교육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개혁에는 기득권 포기와 희생이 따르기 때문에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이 문제들이 조기에 개혁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지속가능하지 않고 퇴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