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기차 화재에 관해
[매일일보] 2022.1.28. 시행된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서 전기차량 충전시설 설치의무가 100세대이상의 아파트, 주차대수 50명이상의 공중이용시설·공영주차장으로 확대되었고, 신축시설은 총 주차대수의 5%, 기존시설의 경우 2%까지 전기차량 충전시설을 설치해야한다. 또한 국토교통부의 통계와 업계 등에 따르면 2022년 말까지 등록된 전기차량 대수는 약39만대에 이른다.
물론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보급 확대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에 비해 환경적으로는 좋은 현상이라 할 수 있지만 “안전”의 측면에서는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뉴스 등을 통해 전기차량화재 및 안전사고에 따른 안전수칙 보급과 대응진압 방향을 논의하는 모습 또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이번 기고문에서는 단편적이나마 전기차량 “화재” 에 관해 원인이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안전관리를 해야 할지 또한 이야기하겠다.
대다수의 화재에는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 전기차량 화재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는데 “차량 배터리 자체 결함” 과 “외부에 의한 충격”이다. 자체결함으로 인해 충전지 과전압이나 과전류가 걸리거나, 교통사고 등으로 인해 배터리 자체가 손상이 되어 화재의 원인이 된 다는 것이다. 분류를 하긴 했지만 결과론적으로만 보면 리툼이온 배터리를 직렬로 연결한 상태에서 내부 양극재의 보호재 손상으로 인한 쇼트(Short,합선)현상이 화재로 직접적인 원인으로 귀결된다.
참고로 수 백개의 배터리cell을 모아 하나의 pack을 만드는 방식의 지금의 배터리는 한 번 화재가 발생을 하기되면 주변 cell과 pack으로 화재가 확산이 되는데, 전문가들은 1~2초 사이에 순간온도가 1000도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을 열폭주현상이라고 하며, 이 현상에 의해 초기소화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할 수 있으며, 이후 화재진압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전기차량에 대해 고질적으로 지적되었던 주행거리를 개선하기 위해 배터리의 효율과 크기를 대형화하는 가운데, 대표적인 테슬라S모델은 100kWh, Y모텔은 75kWh로 일반 휴대폰의 4900배정도에 달한다. 버스나 대형차량에 탑재된 배터리는 당연히 승용차에 비해 더 크기가 크다. 배터리의 크기는 pack의 수에 귀결되며 당연히 위에서 언급한 열폭주현상의 크기나 량을 좌우 한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화재진압방법의 어려움이다. 전기차량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관들의 모습을 보면 초기에 주수소화를 시도하면 통전중인 전기기기에 주수하는 것과 비슷하게 스파크 현상 등을 볼 수 있다. 물론 긴급차단장치를 작동하면 된다고 하지만 화재 시 전기방식으로 작동하는 차량의 문을 전적으로 신뢰를 할 수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주변차량과 건축물의 화재확산을 막기 위해 주수소화로 물 적심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전기차량의 화재진압 측면에서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전기차량의 배터리는 방수성을 높게 끌어올려 우천이나 기타 상황에 이겨내기 위해 발전을 해왔는데 이 점이 화재진압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배터리 내부까지는 주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방식이 차량을 통째로 수조에 담그거나 조립식 수조를 이용하여 물을 채워 넣는 방식이다. (물론 질식소화포를 덮는 방식도 있지만 확실히 정립된 방식은 아니라 제외하겠다.) 결론적으로는 방어적인 화재전술을 펼치면서 화재가 진압되기를 기다리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사실 문제의 심각성은 외부에서 발생한 화재가 아닌 지하주차장이나 도로터널 내부에 주차된 전기차량에 발생한 화재이다. 특정 규모이상의 주차장은 약칭.소방시설법에 따라 소화설비(스프링클러 등), 제연설비 등을 설치하게 되어있는데 과연 기존의 소방시설이 전기차량 화재에도 설비가 유효 할 지는 아직 미제이며, 비관적인 입장이 다수라고 할 수 있다.
그 원인으로는 대부분의 소방시설이 사용하는 수원의 용량은 20분~40분(터널 등)으로 설계가 되어있는데 이 수원의 양이 전기차량 화재에 유요한 수량인지, 화석연료차량의 최대 열방출률로 설계되어 있는 도로터널에 적응성이 있는지, 주변차량은 충분히 물로 적셨다고는 하지만 2~3시간동안 연소를 진행하는 전기차량에서 발생하는 연기를 제연설비(공기조화설비 포함)가 충분히 감당이 가능한지 등 연구 및 실험값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설비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설비를 증축하거나 새로운 설비를 도입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법률과 시행령, 시행규칙, 고시, 기준 등이 선행되어야하며, 그것에 앞서 수치나 통계를 바탕으로 한 실험적 요소도 당연히 포함되어야한다. 통념적으로 이해를 하고 있겠지만 법률제정과 시행은 절대로 기술의 발전을 따라 갈 수 없다. 항상 뒤처지기는 하지만 각 부처 및 단체·개인의 각고의 노력이 있다면 나란히 걸을 수 는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정책과 기술의 발전이 모든 면에서 완벽할 수는 없다. 이익형량에 따라 도입과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고도의 판단이라 각 개인이나 단체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할 수 도 없다. 하지만 “안전” 이라는 측면은 모든 정책이나 기술의 도입에 최우선적으로 고려가 되어야하는 부분이며 화재뿐만 아니라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의 측면까지 면밀히 검토되고 연구·개발에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