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시리아, 구호물자 통로 2곳 추가 합의…3개월간 개방

반군 장악한 피해 지역 '긴급 구호' 물꼬 추가 국경 통로는 바브 알살림 및 알라이

2023-02-14     염재인 기자
14일(현지시간)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유엔과 시리아가 이번 강진 최대 피해 지역 중 하나인 시리아 서북부 반군 지역으로 구호품을 전달할 통로 두 곳을 추가로 여는 데에 합의했다. 전 세계적으로 구호가 몰리는 튀르키예와 달리 '구호 사각지대'였던 시리아 지역에 대한 원조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A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국제연합(UN)은 이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튀르키예에서 반군이 장악한 시리아 북서부로 국제사회의 구호물자를 전달할 국경 통로 두 곳을 추가해 3개월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추가 국경 통로는 바브 알살림과 알라이에 열리게 된다.

유엔에 따르면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이 이날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알아사드 대통령을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그리피스 사무차장은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합의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만남에서 아사드 대통령은 반군이 장악·지배하고 있는 지역을 포함해 시리아 모든 지역에 긴급 구호를 투입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논의했다. 또 이번 지진으로 시리아 국민의 안정과 난민들이 돌아오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국제사회에 인프라 재건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호소했다.

시리아 지진 피해 지역을 방문 중인 그리피스 사무차장은 아사드 대통령 요청에 정부군이 통제하는 북부 지역에서 반군 지역인 북서부 지역으로 구호품이 전달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국경 통로가 추가로 개방되면 국제사회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한 채 고립되다시피 한 시리아 서북부로 구호물자 전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리아는 튀르키예와 함께 이번 지진의 최대 피해 지역이다. 

각국에서 인도주의 지원을 받는 튀르키예와 달리, 시리아는 알아사드 정권 아래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어 원조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지진 피해 지역 구호물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2014년 결의 이후 유일한 통로인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육로로 잇는 '바브 알하와'를 통해서만 전달되고 있다.

현재 유엔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은 이날 6대를 포함해 총 58대가 튀르키예 국경을 통해 시리아 북서부 지역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는 지난 2011년부터 심각한 내전을 겪고 있다. 이에 아사드 정권은 시리아가 받는 모든 원조는 수도 다마스쿠스를 통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 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으면서 구호 통로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