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에 수출입물가지수 동반 하락
1월 기준 114.28 기록…하락 폭 줄었지만, 3개월째 내리막
2024-02-15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지난달 글로벌 수요 부진에 원·달러 환율 하락까지 겹쳐 반도체·화학 등 우리나라 수출 제품의 전반적 가격 수준(원화 환산 기준)이 3% 더 떨어졌다. 한은은 이번 달 들어 환율이 다시 들썩이고 있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으로 국제유가도 배럴당 100달러로 반등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등 불확실성이 커 앞으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1월 기준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 수준 100)는 114.28로, 작년 12월(117.83)보다 3.0% 낮아졌다.
하락 폭은 1개월 만에 6.1%에서 3.0%로 줄었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째 내리막이다. 품목별로는 한 달 사이 컴퓨터·전자·광학기기(-7.7%), 섬유·가죽제품(-3.4%), 기계·장비(-3.0%), 운송장비(-2.1%) 등이 많이 떨어졌다.
세부 품목에서는 D램(-16.1%), 유기발광다이오드(OLED·-6.5%), 에틸렌(-13.4%) 등의 가격이 낮아졌다. 하지만 제트유(8.6%), 휘발유(7.5%) 등은 올랐다. 수입물가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영향이다.
지난달 매매 기준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1247.25원으로 전월(1296.22원) 대비 3.8% 하락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4.5% 올랐다. 지난달 월평균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80.42 달러로 전월(77.22 달러) 대비 4.1% 상승했다. 1년 전 보다는 3.7% 하락했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과 원/달러 환율 하락 효과가 반영되면서 수출 물가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1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는 전월(138.11)보다 2.3% 낮은 134.95로 집계됐다. 역시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주로 농림수산품(-3.5%), 석유 등 광산품(-1.6%), 컴퓨터·전자·광학기기(-4.6%), 전기장비(-3.2%), 화학제품(-2.5%) 등이 수입 물가를 끌어내렸다. 특히 세부 품목 가운데 프로판가스(-12.7%), 천연가스(-10.1%), 쇠고기(-4.2%), 평판디스플레이TV(-11.8%) 등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하락했다.
서 팀장은 “유가는 올랐지만 나머지 철, 금속 등 원자재 가격 흐름을 보면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는 등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고, 중국 리오프닝 이슈도 있어 하락 흐름이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