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산맥 따라 470km 단층 찢겨…진앙과 일치
USGS, 단층 파열 발생 지역 분석해 지도에 표시 서부 안타키야 중심부부터 아드야만 북부까지 산맥서 발생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470킬로미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단층 파열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당 단층 파열은 현지 산맥 지대를 따라 이뤄졌으며, 이번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진앙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75만:1 축적의 레이더·위성 데이터 등을 토대로 '단층 파열' 발생 지역을 분석, 이를 지도에 표시해 공개했다. 단층 파열은 지진의 단층 운동으로 단층이 지표면에 드러나는 현상이다. 대체로 규모 6.0 이상의 강력한 지진에서 나타난다.
USGS은 튀르키예 서부 안타키야 중심부부터 아드야만 북부까지 현지 산맥 지대를 따라 이런 파열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USGS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파열 길이는 약 320㎞에 걸친 것으로 추정된다. USGS은 또 카흐라만마라슈 북부에도 약 150㎞에 걸친 것으로 추측되는 파열이 발생한 것으로 추측했다.
파열이 발생한 지역을 확인한 결과, 모두 6일 오전 4시17분 발생한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본 곳으로 나타났다. 지도에 표시된 파열 지역은 규모 7.8의 강진과 그 이후 100여 차례 계속된 여진 진앙과 거의 일치했다.
파열은 경계선 양쪽에서 지각이 각각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거나 경계선 한쪽에서만 크게 움직여 형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번 지진은 지각이 수평으로 움직이는 '주향이동 단층운동'에 의해 발생했다는 게 USGS 분석이다. 단층의 주향이동은 경계선을 기준으로 양쪽 지각이 엇갈린 방향으로 수평 이동하는 지각운동을 말한다.
USGS는 이번 단층 파열 분석과 관련해 "(균열 지역 일부는) 레이더 이미지를 토대로 (대략적인 위치를) 단순화해 표현됐다"며 "추후 더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서부를 강타한 강진으로 사망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AFP 통신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공식 확인된 사망자가 약 3만9106명으로 4만명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14일(현지시간) 기준 튀르키예 지진 사망자는 3만5418명, 시리아에서는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이 밝힌 것을 합친 사망자가 3688명이다. 시리아의 경우 내전으로 정확한 통계 작성이 어려워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이번 지진은 1939년 12월27일 동북부 에르진잔 지진 피해(3만2968명 사망)를 뛰어넘어 튀르키예에서 일어난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실제 지난 6일 새벽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지진은 규모 7.8로 에르진잔 지진 위력과 동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