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주자 인터뷰] 천하람 "공천 핵심은 '공정'…'협치' 국민 지지 모으는 최종 결과"
매일일보 인터뷰, "당원들 마음 얻어낼 것" "윤핵관도 경선 통해 승리하면 승복할 수 밖에 없어" "정치 잘하는 전략은 절박한 문제에 응답하는 것"
2023-02-15 문장원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뒤늦게 당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천하람이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는.
이번 선거는 퇴행이냐, 미래냐를 결정짓는 선거다. 어렵게 만든 윤석열 정부의 성패도 거기에 달려있다. 당원들은 두 가지 걱정을 하고 계신다. 정부와 집권 여당의 갈등, 그리고 윤핵관 중심으로 선거를 치렀다가 대패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다. 현재 후자가 더 커지고 있다. 이대로는 공멸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다. 단언컨대 미래는 천하람에게 있다. 단지 젊다는 이유로 천하람을 선택해달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확실한 비전으로 증명하겠다.-출마 선언문에서 '간신배' 표현으로 윤핵관을 겨냥했다. 윤핵관의 진짜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민심에 무감각하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실망하고 정치에 등 돌리고 계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매번 국민 상식을 뛰어넘는 무리수가 나온다. 대선 때 윤 대통령을 찍었던 국민 중 3분의 1이 돌아섰다는 여론조사도 있었다. 다짜고짜 중도로 나가자 이런 말이 아니다.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우리끼리의 부흥회를 멈추고 여의도 밖으로 나가자는 것이다. 지금처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만 기대는 정치로는 결코 총선 승리할 수 없다. 무한 책임 집권 여당의 자세도 아니다.-김기현·안철수 후보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를 수습하고 당을 '원팀'으로 이끌 방안이 있나.
김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화해 사진을 찍는다고 국민 지지가 그대로 모아지지 않는다. 대중 권력 시대에 국민을 우습게 보는 발상이다. 윤핵관 정치인들을 지지하는 당원들이라고 윤핵관들의 전횡에 환호하지 않는다. 우리가 어렵게 만든 정부가 모쪼록 성공하길 바라는 간곡한 마음으로 지지하시는 것이다. 저는 그 마음을 얻어낼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다른가보다 얼마나 같은가에 집중할 것이다. 당내 세대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도 여기에 있다. 아무리 달라도 우리는 무책임한 민주당보다 다르지 않다.-'이준석 아바타'라는 지적도 나온다. 차별화 된 전략이 있다면.
낙인찍기식 프레임이다. 천하람과 이준석이 다르다는 점은 이미 당원들이 다 알고 있다. 부자연스러운 차별화 쇼를 할 생각도 없다. 국민들이 제일 싫어하는 방식이다. 이 전 대표가 만들어 온 혁신의 길에서 더 나아가겠다. 더 큰 다수를 만들려면 민심의 파도를 당 안으로 밀려들어 오게 해야 한다. 차별화는 슬쩍 옆으로 한 발짝 움직이는 방식이다. 저는 그렇게 안 한다. ‘앞으로’ 가겠다.-공천 과정에서 계파 간 갈등은 늘 있어왔다. 내년 총선에서 공정한 공천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승복의 지름길은 공정이다. 상향식 공천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그 때문이다. ‘다수의 지지를 받은 이가 국민을 대의할 자격을 가진다’는 명제는 정치에서 언제나 진리에 가깝다. 윤핵관에 비판적인 당원들 입장에서도 윤핵관 정치인이 경선을 통해 당당히 승리한다면 승복할 수 밖에 없다. 선거판에서 공정의 가치를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늘 어려운 것을 해야 큰 성취가 따른다.-2024년 총선은 사실상 윤석열 정부 중간 평가다. 승리 전략이 궁금하다.
정치를 잘하는 것이다. 타 후보들이 대통령과의 관계, 인지도, 수도권 공략 등을 이야기한다. 사실 좀 황당하다. 정작 떡 줄 국민은 우리끼리 회의실에서 고민해야 할 그런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 정치를 잘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리가 약속했던 가치와 정책들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다. 정치를 잘 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은 국민의 가장 절박한 문제에 응답하는 것이다. 먹고사는 문제다. 거시적인 수치로 나타나는 국민이 아닌 우리 옆에 있는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일이다. 그렇게만 한다면 총선 승리는 당연히 따라온다. 민주당이 저렇게 지지부진하니 더 큰 대비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민주당과의 협치는 필수인데 현재 여야 관계가 꼬여있다. 어떠한 방식으로 풀고 협치 할 것인가.
저는 여의도 정치인들끼리 서로 밥 먹고 차 마시고 악수한다고 협치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그저 여의도 정치인들의 사교다. 제가 생각하는 협치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다. 예를 들어 어떤 사안에 있어 국민 여론이 70대 30 정도로 기울어져 있다고 치자. 자연스럽게 협치가 이뤄진다. 국민 지지를 먹고 사는 정당들이 저 압도적 압력을 견딜 수 없다. 그래서 협치는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모으는 과정 끝에 이뤄지는 최종 조정의 결과가 돼야 한다. 물론 여기서 또 중요한 점은 승복의 문화다. 천하람이 이끄는 국민의힘은 최선을 다해 국민을 설득하되, 끝끝내 충분한 여론의 지지를 획득하지 못한다면 깨끗이 승복하고 변화에 함께하는 정당이 될 것이다. 그래야 대한민국 정치가 앞으로 간다. 무엇보다 다음 경쟁에서 저 쪽의 승복도 이끌어 낼 수 있다.-정부와 대통령실과의 관계는 어떻게 형성할 생각인가.
‘견제냐, 뒷받침이냐’는 공허한 이분법에 갇힐 생각 없다. 저는 정부와 대통령실이 민심과 함께 가도록 유능하게 설득하고 협업할 자신이 있다. 성공하는 정부는 민심에 기민하게 반응할 줄 아는 정부다. 더 많은 국민 지지를 말이 아닌 결과로 증명하면 된다. 저는 어음이 아닌 현찰로 증명하겠다. 국민의힘이 이끄는 민생 정치가 국민들께 환호받으면 국민 지지라는 선명한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 실질적 성과를 바탕으로 협업하면 ‘견제’냐 ‘뒷받침’이냐 하는 소모적인 논쟁도 불필요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