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홈쇼핑업계, 협력사에 높은 수수료 부과하는 까닭은
실질수수료율 29.2%로 유통채널 중 가장 높은 수치
송출수수료 부담, 방송제작 등 홈쇼핑 사업 특성 원인
2024-02-15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민경식 기자] 홈쇼핑업계 실질수수료율이 주요 유통업태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높은 판매수수료가 책정된 배경에는 홈쇼핑업계가 유료방송사업자에 지불해야 하는 송출수수료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질수수료율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정의에 따라 유통업체가 납품·협력업체로부터 취득한 수수료와 판촉비 합을 상품판매총액(거래액)으로 나눈 값이다. 이는 실제 유통업체를 통해 거래가 행해진 상품에 한해서 얻은 수수료를 말한다. 직매입을 제외한 위수탁·특약매입·임대을 거래에서 산출되는데 홈쇼핑은 위수탁 거래 비중(약 76%)이 크다.
15일 공정위의 ‘대형 유통업체 판매수수료율 등 유통거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업태별 실질수수료율은 티비홈쇼핑이 29.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백화점(19.3%), 대형마트(18.6%), 아웃렛·복합쇼핑몰(13.3%), 온라인쇼핑몰(10.3%) 순이다.
지정된 시간에 단시간 매출을 극대화해야 하는 홈쇼핑 사업 특성도 높은 수수료율을 야기하지만, 업계에서는 송출 수수료를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는 입장이다. 홈쇼핑사업자가 유료방송사업자에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2020년 2조 234억원, 2021년 2조2508억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쇼호스트, 스테이지 등 방송 제작부터 배송, CS 등 여러 부분을 관할해야 하는 홈쇼핑 사업 특성상 기본적으로 비용이 적지않게 투입된다”며, “업계 경영환경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 반면, 송출수수료는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홈쇼핑은 대기업(22%)과 중소·중견기업(30%) 납품업체 간 적용하는 수수료율 격차도 가장 컸다. 중소·중견기업이 내는 수수료 중 일부는 홈쇼핑 운영비·송출 수수료를 위한 명목으로 활용된다. 중소기업들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마케팅 채널이 부족한 까닭에 수수료를 내더라도 홈쇼핑 입점을 통해 매출을 창출하려는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 관계자는 “납품업체들에 부과하는 수수료율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고,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기금 마련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무료방송도 진행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협력사 판매촉진비용 공동 부담, 품질개선 비용 지원, 홍보·마케팅 지원 등 중소기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업계는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하이 파트너스데이’를 창설하면서 상생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추진한다. 롯데홈쇼핑도 상생일자리를 통해 구직자에게 직무 교육과 일자리를, 파트너사에는 맞춤 인재를 선발하는 구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이 ‘양극화 해소 자율협약’을 통해 향후 3년간 협력 중소기업 및 해당 기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총 796억 원 규모의 상생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