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속 희망'…사망자 4만명 넘었지만, 229시간 만에 구조 기적도

WHO "100년 내 유럽서 발생한 최악의 자연재해" 골든타임 훌쩍 넘은 시점에도 '기적의 생환' 잇따라

2023-02-16     염재인 기자
구급대원이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서북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4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골든타임'이 훨씬 지난 시점인 사고 열흘째에도 생존자들이 속속 구조되는 등 실낱같은 희망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튀르키예 국영 방송 TRT 하베르와 AP, dpa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무스타파라는 이름의 13세 소년이 튀르키예 지진 발생 229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무스타파는 구조된 후 구급차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타이에서는 한 여성과 그의 두 자녀가 228시간 만에 구조됐다. 하타이 중앙의 안타키아 지역의 한 아파트 잔해에서 엘라라는 이름의 어머니와 두 자녀가 구조되어 이들 역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구조 직후 탈수 증상이 있었지만, 대화도 가능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을 구조한 대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먼저 어머니인 여성의 손을 잡았고, 이후 대화를 하며 진정시키고 작업을 계속했다"며 "구조된 뒤 그는 물을 요청했고, 오늘이 며칠이냐고 물었다"고 기억했다. 네덜란드 구조팀 RHWW도 안타키아에서 3명의 남성과 어린이 1명을 구조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이에 앞서 지진 발생 약 222시간 만인 이날 오전 10시께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의 건물 잔해에서 42세 여성이 구조된 바 있다. 또 지진 발생 약 212시간 만인 이날 자정께는 동남부 아드야만에서 77세 여성 생존자가 생환했다.  현재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전체 사망자 수는 4만10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당국이 이날까지 집계한 사망자 수는 3만5418명이다. 아울러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시리아 정부 통제지역 사망자 수가 1414명이라고 밝혔고,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시리아 반군 지역 사망자 수가 4400명이라고 발표했다.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정확한 통계 작성이 이뤄지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크다. 강진 발생 열흘째를 맞으면서 구호 작업도 생존자 구조가 아닌, 이재민 지원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유엔 구호 당국은 구조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이제는 작업 초점이 주거지와 음식, 교육 지원 쪽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피해 지역 이재민들에 대한 지원은 지진 직후보다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 국장은 "구호 수요가 엄청나고 갈수록 늘고 있다"며 "약 260만명이 인도주의적 지원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