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인구 절벽·소득 절벽… 해법은 정년 연장

2024-02-16     이상민 기자
이상민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속도대로라면 2025년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이 20%를 훌쩍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고령화는 더욱 빠르게 진행돼 2030년에는 인구 4명 중 1명이, 2039년에는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출산은 줄고 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이에 따라 일할 수 있는 사람 수도 급격히 줄어드는 양상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3637만2000명이다. 역대 최다였던 2019년 3762만8000명보다 125만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더욱이 앞으로의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돼 문제의 심각성은 더 하다. 생산연령인구는 2025년 3561만명, 2030년 3381만명으로 줄어들다가 2040년에는 2852만명으로, 급기야 3000만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인식한 정부가 정년 연장 및 폐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불가피한 조치로, 이제야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인구 절벽’으로 국가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고 기대여명이 계속 늘어나면서 노인층의 노동시장 참여 욕구도 높다. 무엇보다 빈곤층 노인은 늘어나는데 국민연금 지급 개시 연령은 2013년부터 2033년까지 20여년에 걸쳐 5세 높아져 65세까지 늦춰진다. 정년퇴직으로 소득이 없어진 노인들이 연금 개시까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일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 ‘소득 절벽’으로 인한 빈곤한 노년층의 문제가 국가적인 숙제로 떠오른 것이다. 이는 젊은 층의 노인부양비용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젠더 갈등에 이어 세대 간 갈등이 최근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불거지는 것도 국민연금 등 노년층에 대한 젊은 층의 부양 부담 증가가 주원인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년 연장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더욱 절실한 이유는 높은 노인빈곤율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37.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우리나라보다 일찍 저출산과 고령화의 위기를 맞았던 선진국들은 이미 정년을 연장했거나 폐지했고 현재 폐지 수순을 밟아나가고 있는 국가도 있다. 고령화가 심한 일본은 법적 정년이 65세지만 근로자가 희망하면 70세까지 일할 수 있다. 미국, 영국은 이미 정년을 폐지했고 독일은 2029년까지 65세에서 67세로 정년이 늦춰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사업 현장에서도 고령층이 오래 일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장래 근로희망 비율은 지난해 68.5%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정년연장을 희망하는 근로자의 비율도 20대에서 60대 전 연령층에 걸쳐 83.4%로 높게 나왔다. 지난 2020년 전체 인구의 15.7%를 차지하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30년이면 전체 인구의 25.5%로 늘어날 전망이다. 2070년이 되면 고령인구가 생산인구를 앞지르는 유일한 국가가 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까지 있다. 고령화의 대책이 시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몇십 년간 직장에 근무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정년과 함께 하루아침에 썩히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