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금 52조 더 걷혔지만…나랏빚은 1000조 돌파

16일 오전 기재부 '월간 재정동향 2월호' 발간 연간 국세 수입 395.9조원…재정수지 -100조·국가채무 1037조 전망

2023-02-16     염재인 기자
기획재정부는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지난해 세금이 1년 전보다 50조원 넘게 더 걷히면서 4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에 기업실적 등이 개선되며 세입 여건이 좋아진 영향이다. 하지만 나라살림은 적자는 100조원, 국가채무는 1000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가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16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2023년 2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국세수입은 395조9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1조9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지난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을 때 예측했던 세수 전망치(396조6000억원)보다는 7000억원 작은 수치다.

다만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했던 2022년 예산안 국세수입 전망치(343조4000억원)와 비교하면 52조5000억원의 세수가 더 들어왔다. 

특히 100조 넘게 걷힌 법인세가 세수 호황을 견인했다. 법인세는 2021년 기업실적 개성 등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33조2000억원(47.1%) 늘어난 10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12월 결산법인 영업이익은 2020년 67조500억원에서 2021년 106조8000억원으로 58.2%(33조2000억원) 뛰었다. 

근로소득세와 종합소득세를 중심으로 소득세(128조7000억원)는 14조6000억원(12.8%) 증가했다. 반면 부동산거래 감소로 양도소득세는 4조5000억원 감소했다.

부가가치세는 물가 상승 및 소비 증가 등으로 10조4000억원(14.6%) 늘어난 81조6000억원이 걷혔다. 지난해 소매판매액(경상)은 552조원으로 전년(518조5000억원)보다 6.5% 뛰었다. 환율이 오르고 수입액이 증가하면서 관세(10조3000억원)는 전년보다 2조1000억원(25.5%) 증가했다.

유류세 한시 인하 등에 따라 교통세(11조1000억원)는 지난해보다 5조5000억원(-33.0%) 쪼그라들었다. 앞서 정부는 2021년 11월12일부터 지난해 4월30일까지 유류세를 20% 인하한 데 이어 작년 5~6월은 30%, 7월부터 연말까지는 37% 낮춘 바 있다.

2022년 세외수입은 지자체 국고보조금 반환 등 경상이전수입, 정부출자수입 증가 등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00억원 증가한 30조8000억원으로 확인됐다. 작년 2차 추경 기준으로 보면 2조5000억원 늘었다.

기금 수입을 포함한 연간 총수입과 총지출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향후 기금 결산과 내부 거래 조정을 거쳐 4월 국가결산 때 작년 총수입·총지출과 재정수지·국가채무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세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재정지출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나랏빚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누계 기준 총수입은 571조6000억원, 총지출은 622조5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연간 관리재정수지는 110조8000억원 적자, 국가채무는 1037조7000억원 규모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예상대로 나라 곳간이 운영됐다면 나라살림 적자 폭은 1년 전보다 더 깊어진다.

관리재정수지는 2019년부터 4년째 100조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말까지 관리재정수지는 98조원 적자다. 국가채무는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지난해(970조7000억원)와 비교하면 100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를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중앙정부채무는 1045조5000억원으로 정부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는 12월 국고채 상환 등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당초 계획 수준에서 운용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