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매물 느는데 “안 팔려”

인플레이션 심화…수익성·성장성 모두 부정적

2023-02-16     홍석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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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작년부터 보험사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원매자 찾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국내 경기 상황이 좋지 않고, 인플레이션에 따라 보험산업 자체의 성장성과 수익성 전망 역시 밝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보험업계 따르면 현재 매물로 나온 보험사는 ABL생명과 KDB생명, MG손해보험 등 3개사로 매각 작업이 한창이다. 여기에 롯데손해보험과 악사손해보험 등 잠재 매물로 거론되는 보험사까지 합하면 현재 업계 인수합병(M&A) 건수는 총 5개사에 달한다. 다만 실제 인수 의사을 밝힌 원매자는 나타나지 않아, 매각 작업이 더딘 상황이다. ABL생명의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은 최근 주요 금융지주와 사모펀드 등 주요 원매자와 접촉하며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앞서 다자보험은 지난해 말 매각 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를 선정하고 ABL생명보험 매각을 추진해왔다. 매각가격은 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KBD생명도 지난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매각이 추진되고 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해 4월에도 우선협상자 지위를 보유하고 있던 JC파트너스가 보험사 대주주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장기간에 걸쳐 매각 추진과 무산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경쟁력이 되레 약화하고 있다. KDB생명의 지난 2021년 신계약금액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고, 신계약률은 6.1%로 전년 12.4% 대비 크게 하락했다. 현재 공개매각이 진행 중인 MG손보의 경우, 원매자를 찾기도 전에 예금보험공사와 마찰로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MG손보 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최근 예금보험공사의 MG손해보험 매각 절차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JC파트너스는 지난 14일 예보가 진행 중인 모든 MG손보 입찰 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의 ‘입찰절차진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예보는 오는 21일까지 MG손해보험 인수사 지정을 위한 입찰 접수를 받고 있다. 보험사 M&A가 더딘 배경에는 비우호적인 영업환경도 한몫했다. 올해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가 본격화하면서 보험산업도 저성장에 시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은 보험계약의 실질가치 감소, 보험금 청구액 증가, 판관비 증가 등 보험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면 올해부터 보험사 회계제도가 기존 지급여력비율(RBC) 대신 K-ICS를 반영하며 운용 자산과 보험 포트폴리오에 따라 재무 구조 등을 개선할 수 있는 만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구축 중인 금융지주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