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명 구속영장, 민주 "정적 죽이기" 전면전 돌입…與 "불체포특권 포기"
16일 긴급 최고위원회의 열어 檢 구속영장 청구 성토
이재명 "법치주의 무너져"…민주, 2차 대규모 장외 투쟁 시사
2023-02-16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검찰이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과 '성남 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민주당은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의 야당 죽이기 본색을 드러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검사 독재 정권의 헌정 질서 파괴에 의연하게 맞서겠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은 장외 투쟁까지 불사하며 대(對)검찰 전면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16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검찰의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정적 죽이기'로 규정하며 일제히 성토했다. 이 대표는 "오늘은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이 검찰권 사유화를 선포한 날"이라며 "사사로운 정적 제거 욕망에 법치주의가 무너져 내린 날"이라고 했다. 이어 "단 한 점의 부정행위를 한 바가 없고 부정한 돈 단 한 푼 취한 바가 없다"며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끝내 지배를 넘어 폭정을 선택했다"며 "폭정을 자행한 자들의 종말이 어떠했는지는 역사가 분명히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 제1당의 현직 대표이자 대선 당시 유력 경쟁자를 체포 구속하려는 의도는 야당을 무력화하고 분열시키려는 윤석열 검사 정권의 치졸한 정치 탄압이자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책동"이라고 질타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경천동지하고 천인공노할 일이다. 천공이 시켰느냐"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해선 "일고의 가치도 없다. 민주당은 똘똘 뭉쳐 부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이 대표에 구속영장 청구를 사실상 야당에 대한 '전쟁 선포'로 받아들이고, 장외 투쟁까지 나서며 전당 차원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당장 오는 17일 국회 본관 로텐더홀 계단 앞에서 구속영장 청구를 비판하는 시위를 열고, 다음 주말에는 지난 4일에 이어 대규모 2차 장외 투쟁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회의에서 "국회의원 윤리강령에 따라 양심껏 표결하자"며 "21대 국회가 헌정사에 양심을 저버린 죄인으로 기록되지 말도록 하자"고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당부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를 향해 "죄가 없다면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라"며 "반대파 의원들을 만나 체포동의안 부결 시켜달라 읍소할 게 아니라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부터 지키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고, 일단 자율 투표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당론으로 채택할 경우 '부작용만 크고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되는 만큼 찬반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도 어렵고 강제하기도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지도부는 혹시나 있을지 모를 가결 가능성에 '이탈표 단속'에 고심 중이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되는데, 현재까지는 국민의힘 115표와 정의당 6표, 시대전환 1표 등 122표 찬성표가 확보된 상태다. 여기에 민주당 내 이탈표 28표가 더해지면 가결이 가능하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당 내 분위기에 대해 "체포동의안 내용을 보고 입장을 정하겠다는 의원이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주당 이탈표에 의한 체포동의안 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국회법 제26조에 따르면 체포동의안은 국회로 넘어온 뒤 첫 본회의에 보고된다. 보고 뒤 24시간 이후~72시간 이내에 표결하거나 그 이후 개의하는 첫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된다.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제출되기까지 통상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24일 본회의에서 보고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는 법안 처리 등을 고려해 필요시 28일 추가 본회의를 개최하기로 구두 합의한 만큼 표결은 28일 본회의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이날 오전 이 대표에게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해 이해충돌방지법위반, 구 부패방지법 위반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성남 FC 후원금 의혹'에 대해선 특가법위반(뇌물)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