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양재술 ‘홍어선거’ 등 돈선거 구태 이제는 끊어야
2024-02-16 매일일보
[매일일보 매일일보] 다음달 3월 8일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조합장선거는 전국 산림조합 및 농·수협의 장을 뽑는 선거로,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5년 제1회를 시작으로 2019년 제2회에 이어 올해 3회째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위탁 관리하고 있다.
대상조합은 전국 총 1,353개, 조합별로는 농협 1,119개, 수협 92개, 산림조합 142개로 선출규모 면에서 지방선거의 3분의 1에 달하고, 선거인수는 264만여명에 달한다.
선관위가 2015년부터 조합장선거를 위탁 관리하기 시작한 이유가‘돈선거 근절’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금품 제공 등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부정 양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언론에 “홍어 받았으면 자수하세요”라고 선관위가 현수막을 내걸었다고 보도되었다. 어느 지방의 조합장선거 입후보예정자가 설 명절 전후로 조합원들에게 선물로 홍어를 돌렸고, 이런 사실은 홍어를 받은 한 조합원이 지역선관위에 자수하면서 밝혀졌다.
조합장선거가 매번 금품 수수, 음식물 제공 등의 잡음으로 얼룩지는 것은 조합장이 갖는 권한과 이점 때문이다. 조합장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의원 못지않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데다 지역 사회의 풀뿌리 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등 권한이 막강하다.
조합장선거는 총선 등 다른 공직선거에 비해 유권자인 조합원의 수가 수백에서 수천 명에 불과하고, 후보자와의 지연·혈연·학연 등 친분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가 많아 불법선거 근절이 쉽지 않다.
선관위는 조합장선거의 공정성 담보를 위하여 포상금(최대 3억원)과 과태료(최고 3천만원) 제도를 마련해 놓았다. 그러나, 깨끗한 선거는 선관위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선거인인 조합원 스스로 돈선거를 근절하겠다는 투철한 실천의지가 없다면 깨끗한 조합장선거는 매번 공염불에 그칠 것이다. 부디 이번 조합장선거에서는 현명한 유권자인 조합원이 제대로 중심을 잡고, 지역과 조합을 발전시킬 정책․공약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능력있고 훌륭한 조합장 후보자를 선택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