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동남아법인 장사 잘하네
작년 영업수익 확대…리테일 고객 선점경쟁 결과
손실에도 지속투자…비금융 포토폴리오 개선기대
2024-02-20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동남아시아에 우리나라 시중은행들이 입지를 넓히고 있다. 현지 고객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현지 법인의 영업수익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세가 뚜렷하다. 손실을 감안한 공격적인 마케팅이 은행 순익 성장과 사업 포토폴리오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금융감독원이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과 공동으로 ‘한·인니 금융협력 공동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의 CEO와 해외사업 담당 임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동남아에 대한 은행권의 관심이 나타난 자리였다.
이같은 금융당국의 지원은 은행권의 동남아 수익이 궤도에 올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하나금융의 인도네시아 거점인 PT Bank KEB Hana Indonesia의 일반영업이익은 별도기준 1697억원을 기록했다. PT Bank KEB Hana Indonesia는 하나은행이 지분을 매집해가고 있다. 해당 법인의 영업이익은 4분기 석 달 만에 430억원을 벌어들였다. 성장 원천은 탄탄한 이자이익(1607억원)이었다.
하나은행의 자회사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성장세는 더욱 눈여겨볼 만 하다. BIDV는 작년 3분기 누적 5조7684억원 매출을 올렸다. 순이익은 9080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79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신한캄보디아은행, 신한베트남은행, 신한인도네시아은행 등 세 곳의 동남아시아 거점을 갖고 있다. 이들 법인의 매출과 순익 증가세를 계속되고 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세 개 법인의 누적 영업수익은 5541억원으로 전년 동기(4099)에 비해 1442억원 불었다. 합산 순이익은 1724억원으로 같은 기간 653억원 증가했다. 이중 신한베트남은행은 연결기준 신한은행 순이익의 6.6% 비중을 담당하며 효자 노릇을 했다.
신한은행은 작년 그룹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시장변동성 확대에 따른 비이자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적정 대출성장과 마진 개선 및 해외이익의 증가로 그룹 순이익이 증가했다”며 해외법인의 성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부코핀,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 국민은행 캄보디아 등을 통해 해외 영토를 확장해가고 있다. 주요종속기업 5곳(KB BANK MYANMAR LTD 포함)의 작년 3분기 말 누적 영업수익은 1조1159억원으로 전년 동기(9262억원) 대비 1897억원 증가했다.
대부분 법인에서 순손실이 났지만 차입을 통한 자산 증가 기조는 유지했다. 작년 말 기준 국민은행은 프락삭, 부코핀 인수 등 M&A(인수합병)로 인한 일반관리비 604억원을 지출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부코핀에서는 자산 Clean화를 통한 건전성 개선과 Retail‧SME 영업 발판을 마련하고 있고,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과 현지 국유 대기업(SOE)을 집중 유치 추진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영업과 SME로 발을 넓혀 영업 균형도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충당금을 통해 현지법인의 건전성도 관리하고 있다. KB금융지주가 작년 말 해외자회사를 염두하고 쌓은 추가 대손충당금만 3820억원에 달한다. 누적 충당금의 21.5%에 달하는 수준이다.
우리은행 역시 인도네시아우리소다라은행, 우리파이낸스미얀마, 우리웰스뱅크필리핀, 베트남우리은행, 캄보디아 우리은행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5곳 법인의 영업수익은 53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4억원 늘었다. 인도네시아, 미얀마, 필리핀에서 140억원 매출이 감소했지만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이를 만회하는 성장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