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 년 만에 재편된 김영삼의 세계여행기 'YS 세계를 보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 자신만의 해설 담아 'YS 세계를 보다'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출간
2023-02-20 김연지 기자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우리가 기댈 언덕은 없다'가 'YS 세계를 보다'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이 책은 1964년 김 전 대통령이 출간한 '우리가 기댈 언덕은 없다'를 현대에 맞게 새로 낸 책이다. 대표적인 중도 성향의 청년 정치인이자 각종 매체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가 현대적 감각으로 문장과 구성을 다듬고, 여기에 자신만의 해설을 담아냈다.
1964년 당시 민정당 대변인이던 김영삼 의원은 미국 국무부의 초청으로 약 4개월간 미국·영국·서독·인도 등 자유 진영 13개 국가를 방문 후 이 책을 펴냈다.
책에는 김영삼의 눈으로 바라본 1960년대 세계의 모습이 잘 묘사돼 있다. 당시는 이념이 세계를 지배하던 냉전 시대였다. 존 F. 케네디 암살 이후 비운의 지도자를 잃어 실의에 빠진 워싱턴 D.C.에선 당시의 정치적 분위기를 읽을 수 있으며, 보수적 근엄함과 '비틀스의 파격'이 공존하는 런던 거리에선 1960년대 서구 사회의 역동성을 보여준다.
미국 공항에서 김영삼에게 일본·중국·필리핀·태국 등 국적을 묻다가 한참 뒤에야 한국인이냐고 묻는 에피소드는 당시까지만 해도 저개발국가였던 한국의 국제적 위치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 그만큼 이 책은 1964년의 시선으로 2023년의 대한민국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거울이기도 하다.
이동수 대표는 만 35세 청년 김영삼이 “깨어있는 인물”이었다고 평가한다. 이 대표는 "쿠바 미사일 위기, 베트남전쟁 등 냉전이 극으로 치닫는 시기에 '이념보다 경제력'이 체제경쟁을 좌우할 거라고 내다보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당시 김영삼은 프랑스가 중국을 승인한 것과 소련 공산당 서기장 흐루쇼프가 동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독과 접점을 확대해나가려는 모습을 보며 이념의 시대는 끝났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백 마디 통일을 부르짖는 것보다, 수출을 1달러라도 더 늘리고 외자를 1달러라도 더 유치하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국제관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여전히 정치적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며 "요즘 같은 상황일수록 세계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1964년 '우리가 기댈 언덕은 없다'던 청년 정치인 김영삼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문민정부 출범 30주년을 맞는 해에 나오게 된 이 책은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이었던 김영삼을 다시 보게 하는 책이다. 책에는 이홍구·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의 추천사도 실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