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원 빌려준 P2P '연체율 비상'
고금리 쇼크에 연체율 두자릿수 껑충
1·2금융 대출문턱 높이자 P2P로 쏠려
대출상품에 돈 넣은 투자자들도 불안
2024-02-21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지난달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금융) 누적 대출금이 6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연체율은 비상이 걸렸다.
21일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P2P센터)에 따르면 P2P센터에 등록된 49개 온투업체의 지난달 기준 누적 대출금은 6조10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2조7855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대출금리 급등, 제2금융권 대출 축소 등에 따라 중금리대출을 받으려는 취약차주들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중저신용자들이 몰린 P2P대출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P2P 대출상품의 경우 연체율이 두 자릿수로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어 금융당국이 대응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49개 온투 업체 중 지난달 말 기준 연체율이 15%를 넘긴 업체는 총 7곳으로 집계됐다. 온투업 감독 규정에 따르면 상품 연체율이 15%를 초과할 경우 관련 사실을 공시해야 한다. 아직 1월 공시를 마치지 않은 업체도 있는 만큼 연체율 15% 초과 업체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상위 업체들을 살펴보면 연체율이 두 자릿수로 뛰었다. 지난달 기준 투게더펀딩 14.91%, 오아시스펀드 18.45%, 미라클핀테크 14.55% 등이다. 총 상품 연체율이 9.4%였던 헬로펀딩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상품 연체율은 26.25%에 달했다. P2P 대출 상품의 경우 대환이나 대출 연장이 어렵다보니 이자 상환 능력은 있어도 원금 상환 능력은 없는 차주들의 연체가 발생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의 연체율도 빠르게 늘고 있다. 개인 신용대출만 취급하는 렌딧의 지난달 연체율은 6.05%로 전월(5.04%) 및 전년 동월(2.56%) 대비 각각 1.01%포인트, 3.49%포인트씩 급등했다. 지난달 렌딧이 발생을 공시한 부실채권 수는 총 68개로 전월(46개)보다 48% 늘기도 했다.
한편 온투 업체들의 대출 상품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온투 금융 상품의 경우 아직까지 기관 투자가 막혀 있어 대출 상품 대부분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집행된다.
금융당국도 연체율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온투 업체들의 연체율이 상승해 예의주시 중이고 적절한 대응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