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3대 이슈①:당정관계] 金 '일심동체', 黃 '조력자론'과 安·千의 '당 역할론' 나뉘어

2023-02-21     염재인 기자
(왼쪽부터)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결정하는 '3·8 전당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고금리·고물가의 어려운 민생 위기 앞에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하는 당위성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꼬일 대로 꼬인 야당과의 갈등 관계를 풀고 협치를 이뤄내야 하는 이유다. 특히 내년 총선 공천에 있어 여당은 당내 모두를 만족시키는 '원팀'을 만들어야 한다. <매일일보>가 당권 3대 이슈로 당정 관계, 협치, 공천을 정하고 국민의힘 당권 주자 4명으로부터 각자의 '묘수'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국민의힘 당권주자 중 김기현 후보는 변화와 개혁을 주장하면서도 당과 정부가 일심동체로 국가 재도약과 지속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후보는 민심을 강조하면서 당이 정책 아젠다를 주도하면서 총선 승리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마디로 혼연일체의 당정을 최우선시한 반면 안 후보는 정책은 당 주도로 하면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힘을 보태는 방법을 택했다. 천하람 후보는 견제와 뒷받침의 이분법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전제를 두면서 협업을 강조했고, 황교안 후보는 당의 대통령 조력자론을 펼쳤다. 크게 보면 김 후보와 황 후보는 조금 더 대통령에 무게를 둔 반면, 안 후보와 천 후보는 당의 역할을 중요시했다.  

21일 <매일일보>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관련한 '당권 3대 이슈'로 ▲당·정 관계 ▲공천 ▲협치를 선정하고, 본선에 오른 당 대표 후보 4인과 인터뷰에 일단 당·정 관계를 물었다.  

후보들은 바람직한 '당·정관계'에 대해 저마다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기본적으로 모든 후보가 '협업'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정부와 조화를 이뤄 윤 정부를 성공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만 당의 주도적 노력, 민심 전달자, 설득과 협업, 대통령의 조력자 등 방법론적 측면에서는 각기 다른 세부 의견을 내놨다.

김 "당·정은 동반자…수평적 협업이 바람직"…'일심동체' 강조 

김 후보는 민심은 많은 변화와 개혁을 원한다며, 이를 어떻게 수용할지는 당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당 대표로 당선된다면 보다 적극적인 집권 여당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민심을 얻는 일인 만큼 여당으로서 당이 정책 주도권을 갖고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당·정은 국가 재도약과 지속 발전이라는 공동 목표를 가진 '일심동체'"라며 "국정의 '동반자'로 긴밀히 협력하는 수평적 협업 관계가 당·정이 견지해야 할 바람직한 관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정부의 개혁과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당이 주도적으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후보는 당·정 관계에서 견제가 아닌 긴밀히 공조하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그는 고위급 당·정 회의는 일주일에 1회, 실무 당·정은 2~3회, 실무자들 간 회의는 매일 열어 민심의 다양한 요구에 부합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안 "당이 정책 아젠다 주도, 민심 전달자"…당 역할에 무게

안 후보는 건강한 당·정 관계에 대해 대통령실이 민심과 괴리가 있는 판단을 할 경우 당이 이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관계라고 정의했다. 특히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당·정 관계에서 당이 '정책 아젠다'를 주도하면서 당과 대통령 지지율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람직한 당·정 관계에 대해 "조화와 균형의 관계가 돼야 한다"며 "여당은 정부를 잘 뒷받침하는 역할과 함께 민심을 잘 읽어서 정부와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여당 대표가 된다면 민심을 잘 반영하는 국정운영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대통령실에 힘을 보태는 조력자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 후보는 또 산적한 국정과제를 완성하기 위해서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민심' 따르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는 의견이다. 그는 "만약 민심을 잘 읽지 못하고 대통령실과 같은 목소리만 낸다면 민심과 괴리가 생기고, 내년 총선에서 압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민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천 "이분법에 갇혀선 안돼…협업·설득으로 민생 정치"

천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후보가 아닌,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후보라고 말했다. 때문에 당 대표가 된다면 정치 개혁에 대한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도록 하는 한편, 대통령이 하려는 개혁과제 및 국정과제에 대해 적극 공감하며 도울 것이란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견제냐, 뒷받침이냐' 이런 공허한 이분법에 갇힐 생각이 없다"며 "저는 정부와 대통령실이 민심과 함께 나아가도록 유능하게 설득하고, 협업할 자신이 있다"고 장담했다. 아울러 "성공하는 정부는 민심에 기민하게 반응할 줄 아는 정부"라며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말이 아닌 결과로 증명하면 된다. 저는 어음이 아닌 현찰로 증명하겠다"고 표명했다.

천 후보는 "국민의힘이 이끄는 '민생 정치'가 국민들께 환호 받으면 국민 지지라는 선명한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그 실질적 성과를 바탕으로 협업하면 '견제'니 '뒷받침'이니 소모적 논쟁도 불필요해질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황 "당정 조율 필요하지만 의견충돌시 대통령에 힘 실어야"

황 후보는 여당의 '여'가 더불어 '여'(與) 자를 쓴다면서 당·정 분리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이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잘하는 부분은 도와주는 동시에, 못하는 부분은 채워주는 것이 집권 여당의 목표라는 의견이다. 나라를 살리려는 중심에는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이 있기 때문에 그 뜻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국민의힘이 위기라고 우려했다. 정권 교체를 이뤘지만 국회가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막혀 있는 등 대통령이 혼자 과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통령실과 당은 이슈가 있을 때 서로 긴밀히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의견이 다르다면 대통령 의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당 대표가 되면 각종 현안에 대해 윤 대통령과 의견을 나눌 것"이라며 "다만 견해 차이가 있을 경우에는 대통령 뜻에 따르겠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당과 정부, 대통령실의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 조율 과정은 필요하지만, 의견 조율이 잘되지 않는다면 대통령 뜻을 최우선하겠다"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