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부 역할론 부상…“기업 역량 강화 병행돼야”
코로나19 엔데믹 ‘성큼’…배달 등 일부 산업군 ‘휘청’
수익 모델 다각화 필요…“정부, 취약 산업 분석 필요”
2024-02-22 김원빈 기자
[매일일보 김원빈 기자]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산업군이 요동치는 가운데, 정부의 역할과 기업 역량 강화의 필요성이 올해 중요한 목표로 부상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019년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산업이 생성·소멸을 반복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기 대면 중심의 상품·서비스가 큰 폭의 하락세를 겪은 반면, 비대면 중심의 상품·서비스는 전례 없는 성장을 경험했던 것이 그 사례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의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2020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0만원으로 2019년 대비 2.3%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의류·신발, 오락·문화, 교육, 음식·숙박 등 대면 소비가 주로 이뤄지는 품목에서 큰 감소폭을 보였다. 반면, ‘집’과 관련한 품목은 모두 수요가 상승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주류·담배 등식품 및 기호품과 주거·수도·광열, 가정용품·가사서비스, 보건 등 서비스 항목에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가장 많은 상승폭을 보인 품목은 식료품이다.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는 2020년 이전해 대비 14.6%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4.2% 증가해 상승세를 이었다. 육류, 과일, 채소 등 일반 식품목과 밀키트 등 기타식품 수요도 급증했다. 배달·택배서비스 이용이 늘었다. 직접 식음료를 사오는 대신, 비대면 방식인배달을 선택한 소비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음식 등 배달료나 온라인 쇼핑, 비대면 거래 등에 지출 되는 택배료 등을 포함하는 일반화물 운송 및 보관 관련 지출이 2020년과 2021년 각각 56.9%, 63.6% 급증했다.
특히, 배달 및 배달대행 플랫폼사들의 성장세는 이 시기 집중됐다. 배달의민족 등 배달플랫폼의 매출이 급증함과 함께 바로고·로지올(생각대로) 등 배달대행플랫폼도 이 시기 집중적인 투자를 유치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이와 함께 유통채널의 경우 온라인과 편의점 채널이 코로나19 확산 시기 크게 성장하며 세를 불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업계 매출은 2019년 4.0% 성장한 데 이어 2020년 2.4%, 2021년 6.8%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당시 시행됐던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일반 시민들이 다중이용시설을 기피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교적 자택 근처에 있는 편의점이 유통망을 주도하며 주도권을 넘겨 받았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등과 같은 불가항력적 외부 요인으로 특정 산업군이 갑작스럽게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의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엔데믹 시기가 구체화돼 코로나19 시기 급성장한 특정 산업군의 취약점이 드러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특히 비대면 중심의 유통채널이 흥행하며 집중적으로 투자를 받았지만, 최근 대면 산업이 다시 활성화돼 일부 업체가 상장 계획을 철회하는 등 산업 자체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코로나19 봉쇄 완화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분석하고, 이로 인해 소비자의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시기에 맞도록 업계 자체의 자생적 노력도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는 “특정 산업군 역시 어떻게 보면 코로나19 ‘수혜’로 급성장한 만큼, 자체적으로 사회적 변화에 걸맞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온라인 등 비대면 중심으로 구성돼 있던 유통채널을 대면 중심의 점포로 전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대면 중심 서비스를 발굴하는 것과 같이 수익화 모델(BM)을 다변화하는 등 업계의 자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