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 전쟁' 지휘한 전 장관, 마약왕에게 뇌물 받아 유죄 확정
뇌물·마약 유통 혐의 등…최소 징역 20년 또는 종신형
2023-02-22 이진하 기자
[매일일보 이진하 기자] 멕시코에서 '마약과 전쟁'을 선포한 치안 수장이 뒤에선 카르텔로부터 뇌물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받았다.
21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열린 헤나로 가르시아 루나(54) 전 멕시코 공공안전부(현재 폐지) 장관에 제기된 뇌물·위증·마약 유통 등 5가지 혐의를 유죄로 평결했다.
가르시아 루나는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이 이끈 멕시코의 악명 높은 마약조직, 시날로아 카르텔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돈을 받고 2001~2012년 미국에 코카인 등 마약을 유통할 수 있도록 눈감아주고, 부패한 관리들을 요직에 앉히거나 단속 정보를 카르텔에 흘리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가르시아 루나는 2001~2005년 멕시코 연방경찰을 승계해 신설됐던 연방수사국(AFI·2009년 통폐합) 첫 국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이후 2006년 취임한 펠리페 칼데론 전 대통령이 강력한 '마약과 전쟁'을 선포하며 신설한 공공안전부 장관을 맡아 2012년까지 칼데론 정부와 임기를 함께했다.
이날 재판에서 그의 변호사들은 "뉴욕주 검사들이 폭력 범죄자들의 일관성 없는 주장에 의존했다"는 취지의 논리를 펼쳤으나, 지난 4주간 마약상을 포함한 27명의 증인 진술을 청취한 배심원 12명은 만장일치로 검차러에서 제기한 혐의에 모두 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평결에 따라 가르시아 루나는 최소 징역 20년에서 종신형까지 받을 수 있다고 매체들은 보도했다. 브라이언 코건 판사는 오는 6월 27일 구체적인 형량을 선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