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게임으로 지원자 검증이 가능해졌다

2024-02-22     김현근 인크루트 어세스 팀장
김현근
[매일일보] 최근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게이미피케이션이란 영어 단어인 게임(Game)에 ‘~화한다’의 명사형인 ‘~fication’을 붙여 만든 신조어로 2010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사용됐다. 한글로 표현하면 ‘게임화’라고 할 수 있다.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 보상, 경쟁 등의 요소가 다른 분야에 적용될 때 이 말이 주로 쓰인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 게이미피케이션의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주식 투자, 어학교육, 운동, 재활훈련,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게임과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산업에 게임적 요소를 넣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동기부여를 통해 흥미를 느끼게 하고 집중도를 높이게 하기 위함이다. 인사 분야에서도 게이미피케이션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신입사원 교육에 증강현실 기술로 온라인 팀빌딩을 진행하는 시도를 했으며, 현대백화점그룹은 직무교육을 보드게임으로 진행했다. 필자가 몸담은 회사에서도 평가 단계에서 지원자의 역량을 진단할 수 있는 게임화된 진단도구(Problem Solving Game, PSG)를 개발, 최근에 출시했다. PSG는 무인도에 고립된 상황에서 최대한 오래 생존하기 위해 본인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채용에서의 게이미피케이션은 채용 프로세스 중 평가 단계를 게임화한 것이다. 게임적 요소를 접목시켜 지원자의 참여도와 완료율을 높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평가에서 지원자가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느낄 수 있지만 게임화된 진단도구는 채용 과정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채용하는 브랜드 또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미국의 어세스먼트 솔루션 업체인 Aon의 조사에 따르면 게임화된 진단도구를 적용한 기업에 대해 지원자의 약 91%가 기업에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고, 83%는 평가가 공정했다고 답했다. 평가 단계가 게임화됐더라도 기존 심리검사와 다르지 않게 결과 리포트를 받아볼 수 있고 지원자의 학습효과나 거짓 응답할 수 있는 요소를 최소화시켜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필자는 게임화된 진단도구인 PSG를 개발하기 전에 현 시대에 요구되는 인재의 특징을 조금 더 정교하게 진단할 방법은 없을지 고민했다. 현 시대에서는 온라인 상 정보와 지식이 넘쳐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는 변별 기준으로 적합하지 않다. 우리는 획득한 정보를 목적에 맞게 올바르게 해석하고 그 정보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창출해내는 능력을 더 중요하게 평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때문에,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보다 현 시대 인재의 특징인 ‘어떻게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가’를 진단하는 도구가 필요했기에 PSG를 개발하게 됐다. PSG 개발, 출시를 시작으로 우리는 ‘채용 게이미피케이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이를 대중에게 알리고자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 초까지 전 국민 대상 게임대회를 진행했다. 약 4000명의 인원이 대회에 참여했고 신선하다, 재미있다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었다. 대회 이후 PSG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고 기업 문의도 많아졌다. 초연결 사회에 사는 지금, HR은 물론이고 다양한 산업군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HR업계는 물론이고 국내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이 일어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