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에 널뛰는 SM 주가
증권가 “높은 성장성에 목표주가 15만원” VS “신규 매수 할 만큼 상승여력 없어”
2023-02-22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하이브와 카카오의 인수 경쟁에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13만원을 넘었다가 12만원대로 내려가는 등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가에서는 에스엠의 목표주가를 높였지만 경영권 분쟁으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한 곳도 등장하며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엠은 전일보다 1.94%(2400원) 하락한 12만1100원에 거래됐다. 올해 초만 해도 7만5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지난 10일 하이브가 에스엠 소액주주 지분 최대 25%를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히면서 11만원대로 올랐다. 여기에 기타법인이 에스엠 주식 849억원(67만5000주)어치를 사들이자 주가는 16일(13만1900원)까지 4거래일 동안 14.99% 뛰었다.
통상적으로 기타법인은 일반 기업의 매수 물량으로 인식돼 특정하기 어렵지만 시장에선 카카오가 유력하다고 관측했다.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주가 띄우기에 나섰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17일부터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에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20일에는 하이브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생각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13만원이 넘던 에스엠 주가가 12만원 초반대로 내려갔다.
증권가에서는 에스엠 목표주가를 상향하거나 투자의견을 낮추는 등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아직까지는 뚜렷한 의사를 내비치고 있지는 않으나 SM의 카카오향 유증에 대한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하이브·카카오 양사의 분쟁가능성이 열려있어 단기적으로 SM 주가는 경영권 분쟁에 연동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12만5000원의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에스엠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잡았다. 그는 “공격적인 신규 매수보다는 보유 중 관망이나 차익 실현이 합리적”이라며 “지분 경쟁이 추가로 격화된다고 하더라도 최종 인수가격이 공개매수가격을 20% 이상 상회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되므로, 변동성을 감내하고 신규 매수를 할 만큼의 상승여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반면 외형 성장 및 이익률 개선에 따라 에스엠 목표주가를 15만원으로 올려잡은 증권사도 나왔다. 에스엠의 지난 4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24% 오른 2564억원, 영업이익은 138% 오른 252억원을 기록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의 최근 실적도 컨센서스를 모두 상회했다”며 “음원 매출 증가가 앨범 매출에 견인하고 콘서트증가 및 NCT산리오 팝업스토어 운영에 따라 MD 매출은 398억원(QoQ 51%)으로 증가했고 드림메이커 매출 267억원(QoQ 9%)으로 리오프닝 이후 공연의 호실적 지속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또 “최근 에스엠은 하이브의 공개 매수 이후 경영진의 인수 반대, 경영권 지분 경쟁 구도 속에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가처분 신청 결과, 지분 경쟁 관련 뉴스, 주총 결과 등이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다만 지분 경쟁과는 별개로 에스엠의 2023년 경영 계획을 고려한다면 외형 성장 및 이익률 개선이 구조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본업의 펀터멘털 가치만으로 현 주가는 저평가 상태로 판단하고 주가 조정 시 매수 기회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