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뉴스타트 탈퇴에 또다시 핵위협 "핵전력 증강에 노력" 

"핵탄두 여러 개를 탑재할 수 있는 신형 ICBM '사르마트' 올해 배치" 전문가 "미국과 러시아 신뢰 훼손으로 핵 협상 재개 가능성 낮아"

2023-02-23     이진하 기자
블라디미르

[매일일보 이진하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핵전력 증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천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조국 수호자의 날' 기념 연설에서 육상·해상·공중 기반 미사일을 언급하고 "우리 군은 계속해서 첨단 장비를 갖출 것이며, 이전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3대 핵전력 증강에 더 많은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국정연설에서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한 지 이틀 만에 핵전력 증강을 천명해 이목이 집중된다. 3대 핵전력(Nuclear Triad)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통칭하는 것이다. 

또 푸틴 대통령은 핵탄두 여러 개를 탑재할 수 있는 신형 ICBM '사르마트'를 올해 배치하는 등 첨단 무기를 지속해서 갖춰나갈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공중 기반 극초음속 킨잘 시스템의 대량 생산을 계속하고 해상 기반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 대량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밝힌 다음 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ABC방송에서 "큰 실수이며, 책임 잇는 태도가 아니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핵무기 사용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평했다. 

이어 "만약 러시아가 세계의 이익에 부합하는 군비통제 합의에서 멀어진다면 우리는 덜 안전해진다"며 "핵전력 태세나 그들이 하는 것에 어떤 변화가 있다는 것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그들이 핵무기 사용이나 ICBM 사용을 고려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양국 사이에 신뢰가 훼손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와 핵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핵감시단체 로스알라모스연구단(LASG)의 그레그 멜로 소장은 "미국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목적이 러시아를 패배시키는 것임을 여러 차례 분명히 했다"며 "미국의 지원 아래 러시아의 핵기지들이 공격받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뉴스타트 중단을 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