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환율’ 상반기 1350원 전망
미국 연준 강한 긴축에도 예상 밖 경기 호조 영향
2분기 중 금리 불확실성 해소…추가 상승은 제한적
2023-02-26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미국의 긴축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상반기에는 강달러가 지속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강한 변동성 흐름 속 원·달러 환율 상단을 135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예측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24일은 전날(1297.1원)보다 7.7원 오른 1304.8원에 마감했다. 지난 22일(1304.9원) 이후 이틀 만에 1300원을 재돌파한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달 초 101 초반대에서 지난 24일 105.26까지 올랐다.
달러 강세는 미국이 가파른 긴축에 나서고 있음에도 예상 밖 경기 호조를 보이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는 지난해 3월 이후 현재까지 기준금리를 0.25%에서 4.75%까지 4.5%p(포인트) 인상했다.
시장에선 강달러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환율이 급등했던 시발점을 미국의 고용지표로 꼽았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등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커졌다. 지난달 미국 비농업 고용자 수는 51만7000명이었다. 예상치보다 약 3배 높은 수준이다. 실업률 또한 역대 최저치인 3.4%를 기록했고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월 대비 0.5% 상승해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연준의 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5명의 월가 이코노미스트와 학자들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최고 6.5%까지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달러는 최종 금리 레벨 상향조정에 따라 상승분을 반영하며 단기 강세 국면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며 “단기 달러 강세 국면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초반대를 기준으로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 미국 금리 전망치 상향분을 선반영했기 때문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종금리 전망치를 두고 시장과 연준 간 존재했던 갭의 간극이 좁혀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1310원을 고점으로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달러 환율의 상단은 1350원선으로 관측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긴축 장기화 흐름 속에서 환율의 1분기 상단은 1350원선으로 본다”며 “2분기에는 부채 한도 관련 이슈가 있어 단기적인 급등은 가능하더라도 하반기에 점차 하락하는 흐름을 가져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달러화 추가 상승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불확실성으로 달러화 가치가 재차 반등하며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지만 달러화 강세는 일시적 현상일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2분기 중 해소될 가능성이 크고 미국 등 주요국 신용위험이 해소되는 분위기인 점 등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같은 킹달러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