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요 소득원 ‘조총련’ 잃었다”
자금력 떨어지면서 북한 내 중요성도 추락
[매일일보] 북한 정권이 핵무기만큼 필요하게 여기고 공을 들이는 유일한 것은 바로 돈(경화)이다. 돈은 정권 유지에 필수적이지만 북한으로서는 국제적인 제재 때문에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북한이 현금을 끌어모으는 수단은 몇 가지가 있지만, 과거에 가장 의존했던 소득원 가운데 하나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로부터의 수입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신문 외교 전문 블로거인 맥스 피셔는 “총련은 1950년대 창립된 이래 세 가지 중요한 임무를 맡았고 지금까지는 잘 해냈다”고 소개했다.
총련의 역할은 재일 한국인 교포에게 친북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교포들로부터 돈을 모아 북한에 대는 동시에 가장 핵심적인 일은 오직 북한 정권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각종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이다.
총련은 효과적으로 제재를 피해왔으나 지난해 스스로 파산했다. 1990년대 북한의 대기근으로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한 푼이 절실해 총련에 손을 벌리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데다 2000년대 일본이 북한과 완전히 등을 돌리면서 이 조직이 정치적 목표물이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중요성이 줄어들면서 북한은 총련의 지도기관이자 비밀 외화벌이 활동을 책임지면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내각 225국(구 대외연락부)을 최근 대남공작부서인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로 편입시켰다.
피셔는 이는 단순한 조직 개편처럼 보이지만 총련이 북한 내에서는 더는 과거와 같은 파워 집단이나 생명줄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총련이 전성기에 북한에 보낸 돈의 액수는 확실치 않지만 북한 예산에서 상당히 큰 덩어리를 차지했던 것은 분명하다.
피셔는 지난해 애틀랜틱닷컴(TheAtlantic.com)에 이 조직을 해부하는 글을 썼던 아민 로센의 분석을 인용해 “1980년대만 해도 총련은 불법 파친코나 선술집 운영, 매춘, 부동산 거래 등 각종 범죄 기업을 운영하면서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로센은 “1990년대 말 총련은 자체 은행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고 잔고가 250억 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총련은 파산했고 일본 정부는 1990년대 총련에 빌려준 돈을 환수하기 위해 도쿄에 있는 본부 건물과 토지를 경매에 부쳤다고 피셔는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