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안보보좌관 "中, 러 무기지원 검토…심각한 실수될 것"
설리번 "최종 결정 여부 아직 못 봤지만, 배제 안 해"
중국의 군사 지원 시 실질적 대가 경고도
2023-02-27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려고 한다는 의혹과 관련해 아직은 살상 무기를 지원하고 있지 않지만, 그러한 방안을 배제한 것은 아니라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또 중국이 그런 결정을 할 경우 후과가 뒤따를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이날 CNN에 출연한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의 대러 살상 무기 지원 여부에 대해 "우리는 실제로 중국이 그러한 지원을 제공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을 보지 못했으며, 그런 지원이 제공된 것 역시 보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ABC 방송에서는 "중국이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는 않았지만, 그 옵션을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경계할 것"이라며 "도시를 폭격하고 민간인을 죽이고 잔학행위를 저지르는 이 시점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가 되리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계속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군사적 지원을 어떻게 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할 것이며 중국이 그 길을 간다면 실질적인 대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설리번 보좌관의 이날 발언은 러시아가 중국에 드론과 탄약 등 살상 무기 지원을 반복적으로 요청하고, 중국이 이를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국장은 이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 지원을 검토하는 것을 확신한다. (살상무기 지원 시) 미국·유럽과의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중국에 분명히 전했다"며 "중국은 결과가 어떻게 될지, 어떤 시점에 심각한 사태에 빠질지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도 ABC방송 인터뷰에서 "미 정부는 중국이 드론 100기를 러시아에 보내려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설리번 보좌관은 "번스 국장 역시 중국이 아직 그렇게 한 것을 보지 못했다는 것을 말한 것"이라며 "유럽 동맹들과 협조해 중국에 (살상무기 지원을) 포기토록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것은 탱크와 보병 전투차량 등이라며 "F-16은 나중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외신들은 설리번 보좌관이 중국의 군사적 지원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에 제재를 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