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노조에 책임 떠넘겨”… 28일 대규모 반발 집회
경찰, 100개 이상 부대 배치해 강경 입장… '강대강' 대치
2024-02-27 나광국 기자
지난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내달부터 건설현장의 불법적인 관행인 타워크레인 ‘월례비’를 요구하는 기사에게 즉각 면허를 정지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면서 정부와 건설노조 간의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노조가 정부 방침에 반발해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경찰도 법과 원칙에 따른 무관용 대응 방침을 세워 자칫 강대강 대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노조는 정부의 대책에 반발, 2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도심에서 4만6500명이 참석하는 ‘노조탄압 규탄 결의대회’를 진행한다고 신고했다. 노조는 건설사들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 부실시공으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불법과 탈법의 근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집회 당일 전국 건설기계지부 차원에서 민주노총 소속의 장비 차주들에게 상경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당일 각 건설현장에서의 작업 중단을 지시할 예정이다.
앞서 건설노조는 지난 21일 성명서를 내고 “건설현장의 모든 불법행위 책임을 노동조합에게 떠넘기는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날 정부가 건설현장에서 부당금품을 수수한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3월부터 면허정지 처분을 내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건설현장 불법 부당행위 근절 대책’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도 총력 대응을 예고했다. 경찰청은 지난 24일 오후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28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건설노조 집회에 대비하기 위해 전국 100여 개 경찰부대를 현장에 배치하기로 했다. 경찰은 신고된 집회와 행진은 적극 보장하되 불법행위엔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집회 양상에 따라 물리적 충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집회와 행진 과정에서 전차로를 점거하는 등 불법집회를 강행할 경우엔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해산절차를 진행하겠다”며 “경찰을 상대로 한 폭력·손괴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일체의 관용 없이 현장 체포를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철저하게 사법처리 할 것이다”며 “경찰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집단의 위력을 앞세워 법치를 부정하는 행태는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건설현장 폭력행위를 ‘건폭’으로 규정하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강력하게 단속하라며 ‘완전 근절’을 지시한 바 있다. 국민체감 3호 약속으로 “건설현장의 집단적 불법을 뿌리 뽑고 법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선언한 경찰은 작년 12월 8일부터 200일간 건설현장 갈취·폭력 등 조직적 불법행위 특별단속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