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株 반토막 실적에 배당도 뚝뚝
삼성·미래에셋증권 배당금 전년比 절반 수준 줄여
2023-02-27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증권사들이 배당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혀온 증권주의 배당 축소에 투자자들은 은행·보험주로 발길을 돌리는 분위기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2022 배당금을 보통주 기준 1주당 1700원에 결정했다. 2021년 결산 기준(3800원)과 비교해 55% 가량 낮은 수치다. 시가배당률은 전년 대비 2.90%포인트(p) 낮은 4.8%로 집계됐다. 시가배당률이란 배당금이 배당기준일 주가의 몇 %인가를 나타낸 수치를 말한다.
미래에셋증권은 2022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33% 가량 줄인 1주당 200원으로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역시 전년(3.4%)보다 소폭 줄어든 3.1%로 나타났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증시부진, 금리인상 등으로 실적악화를 직면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전년대비 56.2% 감소한 4239억원의 순이익을. 미래에셋증권은 44.2% 줄어든 619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주당 100원을 배당하기로 했으며 시가배당률은 전년보다 5%p 감소한 1.8%다. 교보증권은 주당 200원을 배당한다. 시가배당률은 2.21%p 낮아진 3.5%다.
이에 아직 배당 규모를 발표하지 않은 증권사도 배당금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6150원에서 3150원으로, NH투자증권은 1050원에서 597원으로, 키움증권은 3500원에서 2697원으로 배당금 감소가 예상된다. 이들 증권사 모두 지난해 영업이익이 45%에서 65%가량 줄어 배당금 축소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가운데 나 홀로 호실적을 낸 메리츠증권은 보통주 1주당 결산 배당금을 100원에서 135원으로 늘렸다. 메리츠증권의 작년 영업이익은 1조9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8281억원으로 5.8% 늘었다.
반면 은행·보험주는 최대 10%의 배당수익률이 전망된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배당금액은 전년 대비 8.3% 오른 4조416억원으로 산정됐다. 예상 평균 배당수익률은 7.5%다. 올해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기대 배당수익률 10%대에 달하며 기업은행도 9%대 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 삼성화재 또한 2022년 배당성향 상향에 따른 배당수익률이 약 6.7%로 예상돼 배당주로서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DB손해보험에 대해 “2022년 견조한 이익 체력이 2023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안정적인 자본력과 지속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배당성향을 꾸준히 상향 조정해 온 점에서 배당주로서 매력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삼성화재와 관련해서도 “올해 시장금리 상승 효과를 기대함과 동시에 언더라이팅 강화에 따른 실적개선세도 지속될 것”이라며 “2022년 배당성향 상향에 따른 배당수익률이 약 6.7%로 예상되어 배당주로서 매력적이다”고 분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는 현재 주가 수준에서 우리금융이 제시한 2022년 배당수익률(9.4%)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