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비판에 백기 드는 증권사
금감원 ‘신용융자 이자율’ 개선 방침에 줄줄이 하향 조정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대형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줄줄이 내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의 1조원 넘는 ‘이자 장사’를 손질하겠다고 밝히자 이를 의식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일제히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우선 KB증권이 신용거래융자·주식담보대출 이자율을 최고 연 9.8%에서 9.5%로 0.3%포인트(p) 내린다. 변경 이자율은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된다. 주식담보대출은 다음 달 1일 신규 대출분부터, 신용융자는 체결일 기준 다음 달 2일(결제일 기준 다음 달 6일) 매수분부터 적용된다. 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도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를 결정했다. 다음달 20일부터 적용되는데 최고 금리를 기존 9.8%에서 9.5%로 0.3%p 하향 조정했다.
메리츠증권도 ‘슈퍼(super)365 계좌’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최대 2.4%p 인하했다. 올해 들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내린 모든 증권사 중 가장 큰 폭의 금리 인하다. 변경된 이자율은 다음 달 2일 매수 체결된 물량부터 적용된다.
또 신한투자증권은 개인고객 이자율 부담 경감의 일환으로 신용거래융자이자율 기간별 금리를 인하한다. 최단기간(7일 이내)은 종전 연 5.05%에서 연 3.90%로, 최장기간(90일 초과)은 종전 연 10.0%에서 연 8.90%로 인하를 결정했다. 이자율 인하 방식을 폭넓게 적용해 혜택의 실효를 넓혔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키움증권도 신융융자 사용기간별 이자율을 최대 2.1%p 내린다. 키움증권의 일반 고객은 신용융자 사용시 기간별로 5.4~9.3%의 이자율을 적용 받는다. 우수 고객은 4.9~8.3%의 우대 이자율을 적용받는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SK증권도 앞서 신용융자 이자율을 조정했다.
업계는 이자율 인하 배경으로 기준금리 상승세가 주춤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다만 금융당국이 이자 장사로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증권사의 이자율을 점검하겠다고 하면서, 이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해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신용 이자 수익은 약 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