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진하 기자]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를 포함해 본토 곳곳에 드론이 출현하면서 일부 기반 시설이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 주지사는 성명을 내고 "콜롬나 지역 주유소 부근에 무인기가 추락했다"며 "민간 기반 시설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이지만 해당 시설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파악된 사상자나 피해는 없다"며 "연방보안국(FSB)과 관련 수사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콜롬나는 모스크바에서 동남쪽으로 약 110㎞ 떨어진 소도시로,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의 공격 시도가 맞는다면 지난해 개전 이후 모스크바에 가장 가까운 지역에 공격 시도라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성명을 통해 "오래간만에 우크라이나가 무인기를 사용해 남부 크라스노다르와 아디게야 지역의 민간 기반 시설을 공격하려고 했다"며 "안티-드론 시스템이 공격을 물리쳤다"고 말했다.
이어 "드론 2중 1대는 들판에 떨어졌고, 다른 1대는 경로를 이탈해 목표물에 피해를 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크라스노다르와 아디게야는 크림대교를 통해 크림반도와 연결된 지역이다. 러시아 매체들은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한 유류 저장고에서 드론 공격에 따른 화재가 발생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날 러시아에서 드론 공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공항 운영 중단 사건 및 방송국 해킹 사례도 벌어졌다. 이밖에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풀코보 공항 상공에서 미확인 물체가 확인돼 일시적으로 공항 운영이 중단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시 비상 서비스는 "미확인 물체로 인해 공항 주변 상공이 일시 폐쇄됐다"고 밝혔고, 오후 1시 20분까지 운영이 중단될 예정이었으나, 이보다 이른 정오를 기해 운영이 재개됐다.
미확인 물체에 공식 조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복수의 현지 온라인 매체는 전투기가 출격했지만, 미확인 물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러시아 국방부는 민간 항공기구와 함께 훈련을 시행했다고만 전했다.
이와 별개로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라디오 방송국과 TV채널 서버에 대한 해킹 결과로, 일부 지역에서 공습 관련 정보가 발송됐다"며 "해당 정보는 거짓으로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해당 정보가 방송된 지역에는 크림반도도 포함됐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모두 지금 대피소로 향하시오"란 자막이 뜬 방송 캡처 화면이 업로드됐고, 라디오 방송에서는 "주의,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모두 대피소로 향하시오"란 경고가 사이렌과 함께 방송됐다고 알려졌다.
러시아 국영 매체들은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했으나,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으로 공격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