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체포동의안 후폭풍…친명계 vs 비명계 갈등 본격화

친명계 "체포동의안 무기로 당 대표 내려오라…비민주적" 비명계 "숫자는 빙산의 일각…어떤 조치 필요" 사퇴 압박 안민석 "당원 전원 투표로 이 대표 거취 결정하자" 제안

2023-03-01     문장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에서 이탈표가 무더기로 나온데 대한 여파가 민주당을 휩쓸고 있다. 친이재명계(친명계) 의원들은 비이재명계(비명계)의 일종의 '실력 행사'로 보고 격분했고, 비명계는 이 대표의 거취를 언급하며 사실상 자진 사퇴론에 불을 지폈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소통'을 강조하며 계파 갈등 수습에 나섰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명계는 비명계가 조직적으로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친명계인 김남국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지난) 주말에 조직적인 어떤 표를 모으는 과정이 있지 않았나 보고 있다"며 "굉장히 비민주적이고 정당하지 못한 정치"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비명계인 설훈 민주당 의원이 이 대표와의 회동에서 부결을 전제 조건으로 당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는데 이를 이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자, 비명계가 조직적으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체포동의안을 협상의 어떤 무기로 삼아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라라고 하는 것은 너무 일방적이고 비민주적"이라며 "특정 계파들이 모여 전략을 짜고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당 대표를 내려오라, 그렇지 않으면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겠다고 실력 행사한 것은 너무나 올바르지 못한 정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친명계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표결 앞둔) 주말에 별도 모임을 갖고 다른 의견 표시를 하자는 의사표현들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런 의사표현을 할거면 당당하게 의총을 다시 요구하거나 최소한 표결 이전에 당에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의견을 전달하는 게 맞지 않냐"고 지적했다. 반면 비명계는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친명계의 비난을 일축했다.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찬성 표가) 어느 정도 삼삼오오 교감이 이루어진 것은 맞을 것"이라며 "누가 한두 사람이 기획해서 전체적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은 과대 해석이지만 의원들 자신의 생각이 있고, 또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서 얻어진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또 "겉에 나온 숫자(이탈표)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방탄 국회' 비판이나 이 대표 스스로 대선 당시 공약한 '불체포특권 폐기'를 뒤엎는 데 불편해하는 의원들이 많았다”고 당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어떤 조치가 필요한 건 틀림없다. 그냥 설렁설렁 넘어가가는, 완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사실상 이 대표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비명계의 이 대표 사퇴론 언급에 친명계는 아예 이 대표 사퇴 여부를 전당원 투표로 결정하자고 역제안했다. 친명계 안민석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신속하게 중앙위원회를 소집해서 당원 전원 투표로 이 위기를 돌파를 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며 "이 대표 사퇴 문제, 이후 백현동과 쌍방울 영장 청구 김건희 특검법까지 중앙위를 소집해서 결정하자"고 말했다. 계파 간 갈등이 점점 깊어지자  당 지도부는 '소통'을 강조하며 분열 위기 수습에 나섰다. 이 대표는 전날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서 "이번 일이 당의 혼란과 갈등의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안호영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일부 지지자들이 일부 비명계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예단해 저격하는 것을 두고 이 대표는 "의원들 개인의 표결 결과를 예단해 명단을 만들어 공격하는 등의 행위는 당의 단합에 도움 되지 않는다.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들은 중단해주셔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정식 사무총장 역시 "민주당 전체 의원의 뜻은 당을 위한 것임에 추호의 의심도 없다"며 "당 대표와 지도부는 눈과 귀를 더 크게 열고 여러 의견 수렴해 민주당을 위한 의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에 주력하기로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