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전세사기 vs 고액 월세… 봄 이사철 전월세 ‘딜레마’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전월대비 813만원 감소
월세가격은 2년간 25% 올라… 주태임대시장 혼란
2024-03-02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고금리와 전세사기 논란으로 전세가격이 떨어진 가운데 월세는 크게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사 성수기인 봄철을 맞아 세입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은 2억9782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3억595만원 대비 813만원 감소한 것이다.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2억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1년 1월 2억9528만원 이후 25개월 만이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역시 6억원대가 무너져 5억9297만원을 기록하며 전월 6억1031만원보다 1734만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5억원대로 조사된 것은 지난 2021년 2월 5억9829만원 이후 24개월 만이다. 이 역시 지난해 6월 6억7788만원 이후 뒤 계속해서 하락해 왔다.
이처럼 전세가격이 하락한 데는 고금리와 대규모 전세사기가 원인으로 꼽힌다. 작년부터 대출 이자 부담과 역전세, 전세사기 우려로 월세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세 거래가 줄어들면서 전셋값도 떨어졌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데다 깡통전세나 전세사기 피해 우려 등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차인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반면 월세 부담은 25% 가량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R114에 의하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달간 국토교통부의 전월세 실거래가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전국 아파트 월세 계약 총 7만510건의 평균 월세액은 65만원으로, 2년 전 동기간 평균 52만원(5만4490건)에 비해 24.9% 상승했다.
이는 보증금을 제외한 순수 월세액만 집계한 것으로 이 기간내 계약한 임차인들이 2년 만에 평균 13만원의 월세를 더 부담하는 수준이다.
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100만원 이상 고액 월세 비중도 크게 늘었다. 전국 아파트 100만원 초과 월세 건수는 1만1668건으로 전체 월세 거래량(7만510건)의 16.5%에 달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전셋값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과 깡통전세 이슈로 보증금을 축소하려는 경향까지 늘면서 전반적으로 월세 비중이 커지는 추세”라며 “고금리가 지속되면 임차인이 보증금을 낮춰 대출액을 줄이는 대신 주거비 부담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