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현대차그룹, 미래 먹거리 ‘로봇’ 상용화 속도전
로봇 AI 연구소 중심으로 기술 범용성 확대 추진
의료용 로봇 '엑스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 획득
첨단 자율주행기술 접목한 로봇 배송 실증도 ‘활발’
2024-03-06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 현대차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로봇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로봇의 사용성 확대는 물론 인간에 유익한 '일상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로봇 AI 연구소(BD-AI 연구소)'를 중심으로 차세대 로봇의 핵심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미국 보스턴에 약 5510억원을 출자해 BD-AI 연구소를 세운 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은 단순 서비스 로봇 개발에 국한되지 않는다. 로봇 기술 범용성을 극대화하는 연구개발을 진행, 중장기적으로 로봇 AI 플랫폼을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로봇 시장이 2020년 444억달러 수준에서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32%를 달성해 1772억달러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올해는 의료용 로봇 '엑스블'을 출시해 로봇 헬스케어 시장 선점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 1월 '엑스블'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획득했다. 엑스블은 착용하고 보행할 수 있는 전동 장치로, 환자·장애인의 하지 근육 재건과 관절운동 회복 등을 목적으로 한다. 그간 현대차그룹은 의료용 웨어러블(입는) 로봇 '멕스'와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첵스'·'벡스' 등을 개발해왔다. 엑스블은 이들 로봇과 함께 의료와 산업 부문에서 시장 영향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배송로봇 상용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업계에선 관련 기술 개발이 이미 무르익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수원 주상복합단지와 화성 호텔에서 로봇 배송 실증사업에 착수한 것도 제조사가 자신감을 내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실증사업에 투입된 로봇은 'CES 2022'에서 공개한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PnD 모듈)'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배송로봇은 PnD 모듈에 부드러운 회피가 가능한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돼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실증사업 결과를 분석해 운영 로봇 대수, 시간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주상복합, 호텔에 이어 대형 리조트와 같이 근거리 배달 수요가 몰리는 곳을 중심으로 배송로봇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 인력 간 시너지 강화도 추진할 방침이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신년회에서 "로보틱스 랩과 보스턴 다이나믹스 그리고 BD-AI 연구소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인류의 복지와 편의를 지원하는 인간 친화적인 제품 공급의 밸류체인을 꾸준히 완성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21년 6월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미국 로봇 전문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