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징용 해법 후…한·일 관계 정상화, 한·미·일 안보 협력까지 가나

3월 말 한·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4월에는 尹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

2024-03-06     조현정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조현정 기자] 정부가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피해 배상 주체에 일본 피고 기업이 빠졌다는 논란에도 피해 배상 최종 해법을 발표한 배경에는 한·일 관계 정상화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강제 징용 배상 문제를 한·일 관계 개선의 최대 걸림돌로 보고, 이를 회복한 뒤 발판으로 한·미·일 3자 협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벌써 3월 말 한·일 정상회담, 4월 말 한·미 정상회담, 5월 한·미·일 정상회담이라는 구체적 시간표도 나오는 상황이다. 6일 정치권과 외교가에 따르면 한·일 외교 당국은 강제 징용 피해 배상 해법 발표 후 이른 시일 내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두고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시기는 기시다 총리가 인도를 방문하는 19~21일 이후인 이달 하순이 유력하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전날(5일) 방미길에 오르며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외교 당국 간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일 관계에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중요한 방안이 구축될 경우 적절한 시점에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특히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 안보 협력, 더 나아가 한·미·일 전반적인 관계 발전을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역할, 한·미 동맹 차원에서 챙길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강제 징용 피해 배상 문제를 일단락 짓고 '한·일 관계 개선→한·미·일 안보 협력' 순으로 나아가겠다는 그림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강제 징용 배상 협상이 한·일 양국 협력에 획기적인 장을 열었다고 평가한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북핵 위협의 고조, 글로벌 복합 위기 대응, 중국·러시아 견제 등을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로 풀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일 3·1절 기념사에서 강제 징용 배상과 같은 과거사 문제 언급을 피하고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고 강조한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3월 한·일 정상회담이 진행될 경우 내달 말에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 유력하다. 이후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우리나라가 옵저버(참관) 국가로 참석하면 자연스럽게 한·미·일 정상회담까지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