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연일 최고치, 국힘 전대 이상기류로 작용하나
ARS 투표 50% 넘어…최종 투표율 60% 육박할 듯 전문가 "윤 정부 국정운영에 관심도가 반영된 결과"
[매일일보 이진하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투표율이 연일 최고치를 기록했다. 후보들은 저마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자신들이 유리하다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여기에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김기현 후보와 대통령실 유착 관계 논란이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6일 시작한 ARS 투표율이 오후 4시 기준 52.10%를 돌파했다. 지난 4~5일 모바일 투표를 시작으로 이날 오후까지 합산한 결과다. 이는 전체 선거인단 83만7236명 중 42만 명 가량 넘어선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 투표율은 이틀 만에 역대 최대 투표율(45.36%)를 기록한 지난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훌쩍 넘기며 최종 투표율이 6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ARS 투표는 모바일 투표에 응하지 않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7일까지 이뤄진다. 나흘 동안 집계된 득표 수는 오는 8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발표될 예정이다.
당 대표 후보들은 기록적인 투표율에 자신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 행정관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당원들에게 김기현 후보의 지지를 직접 부탁했다는 녹취 일부가 보도되면서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는 일제히 김 후보 사퇴를 촉구하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가 사실이라면 대통령실이 당대표 경선에 개입한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며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헌법 제7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중대한 범법 행위로써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천하람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 "김기현 후보는 왜 이렇게 대통령실에 큰 폐를 끼치느냐"며 "대통령실 행정관도 그렇다. 얼마나 더 당원들 쪽팔리게 해야 하냐.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김 후보 그 자체가 대통령께 큰 누를 기치는 민폐 후보이기에 낙선시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황교안 후보도 역시 "지금 당장 김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며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다. 그래서 그동안 제가 김 후보가 대통령이 자신을 민다며 대통령 팔이를 하고 다니는 것을 보고 수차례 경고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김 후보와 관련된 의혹이 투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김 후보와 관련된 의혹은 선거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당원 대부분이 선거 전부터 어떤 후보를 찍을지 미리 정하고 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또 역대 최대 투표율을 기록한 것에는 "지난번에는 당원이 28만 명에 불가했지만 이번에는 정치 고관여층이 당원으로 가입하면서 투표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례적인 투표율을 기록한 것에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에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다만 투표율이 높은 것이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봤다.
이어 "어느 세대 혹은 어떤 후보의 지지층이 결집했는지는 결과가 나와봐야 하는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각 지지층이 결집했다 정도로 볼 수 있고 투표율이 높을수록 결선 투표로 갈 확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