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역주행'...저성장ㆍ원화약세 영향

작년 1인당 국민소득 3만2천661달러 그쳐 전년대비 3천달러 감소...대만에 역전 당해

2024-03-07     이광표 기자
지난해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달러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원화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3000달러 가까이 줄어들며 대만에도 역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2661달러로 전년(3만5373달러)보다 7.7% 감소했다. 한은은 “지난해의 경우 이례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2.9% 뛰면서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8.1% 줄고 달러 기준 1인당 명목 GNI도 전년보다 줄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17년(3만1734달러) 처음 3만달러대에 들어선 뒤 2018년 3만3564달러까지 늘었다가 2019년(3만2204달러)과 2020년(3만2038달러) 2년 연속 감소했다. 이후 2021년(3만5373달러)엔 코로나 충격으로부터 경기가 회복하고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3% 떨어지면서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급격한 원화 절하와 함께 달러 기준 1인당 GNI도 다시 뒷걸음치게 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는 지난 1월 공개된 속보치와 같은 2.6%로 집계됐다. 4분기 성장률(전분기대비)도 -0.4%로, 변화가 없었다. 다만 부문별 성장률이 수정됐는데, 4분기 민간소비(-0.6%)와 정부 소비(2.9%)는 속보치보다 0.2%포인트(p)씩 낮아졌다. 반대로 설비투자(2.7%), 수출(-4.6%), 수입(-3.7%)은 각 0.4%포인트, 1.2%포인트, 0.9%포인트 높아졌다. 업종별 성장률은 ▲제조업 -4.4% ▲건설업 2.1% ▲서비스업 0.9% ▲농림어업 1.2% 등으로 집계됐다. 한편 우리보다 1인당 GNI가 낮았던 대만은 지난해 우리나라 GNI를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에 따르면, 대만의 2021년 1인당 GNI는 3만3756달러로 우리보다 낮았지만, 지난해(대만 통계청 발표)엔 3만3565달러로 우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는 환율이 연평균 12.9% 상승한 반면, 대만은 환율이 6.8%정도 상승한 것이 (GNI 역전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이탈리아와의 격차도 좁혀지지 않았을 전망이다. 2021년 이탈리아 1인당 GNI는 3만5990달러로 올라 우리를 역전했는데, 유럽집행위원회 경제전망에 따르면 2022년 이탈리아 성장률은 3.9%로, 우리나라(2.6%)보다 높을 것으로 보여, 한국과 이탈리아의 GNI 간극은 지난해에도 좁혀지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