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브랜드, 핸드백 시장 ‘대반격’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 승부…해외서도 ‘불티’

2014-10-29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토종 핸드백들이 해외 명품 브랜드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장기 불황으로 현명한 소비를 하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고가의 명품이 아닌 상대적으로 가격은 저렴하되 고급화된 디자인과 고품질을 내세운 국내 브랜드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국내파 브랜드는 코오롱FnC의 ‘쿠론’이다.코오롱FnC는 2009년 석정해 디자이너가 론칭한 쿠론을 2010년 인수한 뒤 2011년 120억원, 지난해 400억원 등 매년 매출이 2배 이상 고성장 중이다.현재 매장수가 40여 곳에 달하는 쿠론은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단독매장을 열기도 했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 롯데 신라 인천공항 등 5개 면세점에서만 55억원의 매출을 끌어 올렸다.특히 쿠론의 ‘스테파니백’은 올해 1분기에도 1만개가 팔리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국내 패셔니스타들의 사랑을 받으며 핸드백 시장의 대표 잡화브랜드로 성장한 쿠론은 해외에서도 이미 ‘핫(hot)’한 브랜드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국내에서의 빠른 고성장과 높은 인기로 해외에서도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쿠론은 이탈리아 2개, 나이지리아 1개 멀티숍에 입점 했다. 지난 4월 해외 블룸버그통신은 ‘쿠론’을 루이비통에 도전하는 아시아브랜드로 소개하기도 했다.금강제화가 2010년 신규 브랜드로 론칭한 브루노말리의 쿠보시리즈도 시즌마다 완판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국내에 들여온 이탈리아 신발 브랜드지만 제품 디자인과 생산이 모두 국내에서 이뤄진다.젊은층을 겨냥해 고급스런 컬러감과 심플함을 무기로 수입명품의 라이벌로 부상했다.매출도 지난해 총 75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1000억원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한정 출시한 뱀피가죽 백팩 ‘파코 이그조틱’은 판매 한 달 만에 모두 완판됐다.에르메스 백의 대항마로 부상한 토종 구원투수도 있다.휘권양행의 가방 브랜드 ‘호미가’는 악어가죽과 타조가죽을 주로 사용해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인 에르메스에 견주고 있다. 품질은 수입 명품에 버금가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특히 호미가의 경우 한 때 박근혜 대통령이 든 가방으로 오인돼 반사이익을 누린 브랜드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왕관 모양 주얼리로 유명한 제이에스티나도 지난해 핸드백을 선보인 지 2년 만에 매출 3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고속성장 중이다.업계 관계자는 “해외 명품만 사던 시절은 옛말이 됐다”며 “가격 대비 품질과 세련된 디자인까지 겸비한 국내 브랜드들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니즈에 훨씬 부합하고 있어 높은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며 “국내 패셔니스타들의 국내 브랜드 사랑도 광고 효과 및 매출 견인에 큰 몫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