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못 낳겠다"…만 19∼34세 여성 중 절반가량만 '출산 의향'

7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서 '청년 삶 실태조사' 첫 보고 청년 평균 연소득 2162만원·부채 1172만원 절반 이상 부모와 동거…최근 1년간 번아웃 33.9%

2024-03-07     염재인 기자
국무조정실이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만 19∼34세 여성 가운데 출산(추가 출산 포함) 의향이 있는 이들이 5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 단절과 육아 부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면서 저출생 현상이 앞으로도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절반 이상의 청년들이 경제적 문제로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에 대한 불안 등에 따른 번아웃(정서적 소진) 경험도 33.9%로 높았다. 

7일 국무조정실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청년 삶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정부는 보건사회연구원 등을 통해 작년 7∼8월에 만 19~34세 청년 2만명을 대상으로 주거, 미래 설계, 노동, 교육, 경제 등 8개 분야 200개 항목에 대해 조사했다. '청년 삶 실태조사' 발표는 지난 2020년 청년기본법 제정 이후 처음 실시됐다.  청년들은 미래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경제적 요소를 묻는 질문에 95.7%가 저출생·고령화 문제를 꼽았다. 매우 영향이 있다는 응답이 55.6%에 달했다. 기후변화(92.4%), 불평등(90.1%), 기술·산업구조 변화(90.1%), 테러리즘(81.9%) 등을 꼽은 사람은 이보다 적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인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이 0.78명을 기록하면서 조만간 한국이 소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청년 본인의 출산 의향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답변이 저조한 가운데 남녀 간 차이가 컸다. 만 19∼34세 남·여 가운데 출산(추가 출산 포함) 의향이 있는 이들이 6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여성은 55.3%만이 출산 뜻이 있다고 응답하면서 저출생 현상이 앞으로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남성보다 여성의 출산 의향이 더 낮은 것은 자녀를 낳을 경우 경력 단절과 육아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사회 분위기도 한몫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년층
청년 개인의 평균 연 소득은 2162만원, 평균 개인 부채는 1172만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금융자산은 1415만원으로 확인됐다. 응답 청년 중 취업자 비율은 67.4%이고, 세금 공제 전 월 임금은 252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취업 청년 중 7.5%는 자영업자였다. 청년의 57.5%는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 1인가구는 22.6%였다.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 중 67.7%는 아직 독립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는데, 독립을 계획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경제적 여건을 갖추지 못해서'라는 답변이 56.6%로 가장 많았다. 청년이 속한 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는 303만원, 청년 1인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는 161만원이었다. 한 달 평균 자기 계발비는 21만원으로 집계됐다. 지출항목으로는 식료품비(96만원), 연금·보험료(32만원), 교통비(27만원), 교육비(24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청년 1인 가구의 경우 월평균 생활비는 161만원이고, 지출항목은 식료품비(48만원), 주거비(22만원), 연금⋅보험료(13만원), 교통비(12만원) 등이 많았다. 최근 1년 동안 번아웃(정서적 소진) 경험은 33.9%가 '있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진로 불안 37.6%, 업무 과중 21.1%, 일에 대한 회의감 14.0%, 일과 삶의 불균형 12.4% 순이었다.  반면 청년들이 현재의 삶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점수는 6.7점으로 국민 전체 삶의 만족도 5.9점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이 밖에 행복감 6.9점, 자유로운 선택 6.9점, 사회에 대한 신뢰는 5.2점으로 조사됐다. 정치에 대해서는 37.5%가 관심 있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