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제4이통사 추진, 이번엔 가능할까
과기부, 연내 선정 목표로 TF·토론회서 구체안 모색 수익성·사업 모델 불분명…지원 기업 나타날지 의문
2023-03-07 신지하 기자
매일일보 = 신지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통신시장의 과점 구조를 해소하라고 지시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제4 이동통신사 진입 정책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최근 KT와 LG유플러스에서 회수한 5G 28㎓ 대역을 신규사업자에 할당하는, 사실상 제4 이통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국내 통신시장에 신규 사업자를 등장시켜 20여년 간 지속돼 왔던 통신 3사의 과점 구도를 깨뜨려 통신비 부담을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기존 통신 3사가 기지국 확충 등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 지난해 말 KT와 LG유플러스에는 할당 취소를, SK텔레콤에는 이용 기간 단축 처분을 내렸다. 과기정통부는 28㎓ 서비스 제공에 필수적인 앵커 주파수를 활용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700㎒ 대역과 1.8㎓ 대역 중에서 선정해 신규 사업자에게 할당할 방침이다. 주파수 할당 즉시 대가 총액의 4분의 1을 내는 기존 할당 대가 납부 방식을 사업 성숙 이후 납부 금액을 점차 올려 내도록 설게해 신규 사업자의 체감 진입 장벽을 낮출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또 박윤규 2차관을 비롯해 외부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제4 이통사 설립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통신시장이 3사 중심의 담합 구조로 이뤄졌다고 판단, 완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제4 이통사를 설립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4 이통사 설립에 대한 정부의 방향은 정해졌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막대해 실제 사업자를 모집하는 데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이미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7차례 제4 이통사 진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후보군에 올랐던 대다수 기업이 중간에 포기하거나 재무능력을 충족시키지 못해 모두 실패했다. 이에 정부는 신규 사업자에 통신 3사와 경쟁이 가능하도록 주파수 공급, 망 구축, 세액 공제 등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정부의 신규 사업자 지원 방안은 주파수 할당, 망 구축 지원, 세제 혜택 등으로 요약된다. 기존 이통사로부터 회수한 5G 28㎓ 대역을 신규 사업자에 최소 3년간 독점 제공한다. 경쟁자 없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시간을 벌어준다는 의도다. 신규 진입에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초기 투자 비용을 고려, 한시적 세제 혜택도 지원한다. 과기정통부는 2분기 내 5G 28㎓ 대역 주파수 할당 계획을 공고하고, 4분기 내 새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연말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제4 이통사 진입 정책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안 방안들은 TF와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 토론회 등을 통해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신규 사업자 유치를 위해 현 상황에서 가능한 지원책을 총동원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28㎓ 서비스의 수익성과 사업 모델이 불분명해 실제 신규 사업자에 지원하는 기업이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한다. 통신업의 허들을 낮추고 투자 부담까지 경감시켜 준다는 의도는 좋지만, 정작 28㎓ 서비스로 현 시점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 모델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